'어머니 납치→방출→올스타 극적 합류→대타 결승포' 올스타 MVP 울컥 "어머니 희생 없었다면..."
NL 올스타 팀은 12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위치한 T-모바일파크에서 열린 제93회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 AL 올스타 팀에 3-2 승리를 거뒀다.
2회 얀디 디아즈(탬파베이)에게 솔로포를 허용했던 NL 올스타는 루이스 아라에즈(마이애미)의 우전 적시타로 1-1 균형을 맞췄다. 6회말 보 비셋(토론토)에게 희생플라이 1타점을 내주며 1-2 역전을 허용했고 8회까지 득점하지 못하면서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8회초 닉 카스테야노스(필라델피아)가 출루, 상대 폭투에 의해 무사 2루가 됐고 이때 NL 올스타는 호르헤 솔레어(마이애미) 대신 디아즈를 투입했다. 디아즈는 메이저리그 9시즌 통산 타율이 0.248에 불과하지만, 2021년 18홈런을 때려낼 정도로 펀치력은 있는 선수. 펠릭스 바티스타(볼티모어)의 5구째 스플리터를 그대로 걷어 올리면서 좌측 담장을 크게 넘겼다. 비거리 360피트(약 109m)의 역전 투런포였다. 이후 조쉬 헤이더(밀워키)와 크레이그 킴브럴(필라델피아)이 8, 9회를 잘 막아내면서 NL 올스타는 11년 만에 승리를 확정했다.
하루 앞서 열린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서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4·토론토)가 결승에서 랜디 아로자레나(28·탬파베이)를 25대23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면서 2007년 블라디미르 게레로 시니어(48·당시 LA 에인절스)와 더불어 부자(父子) 올스타전 홈런 더비 우승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경기 후 MVP를 수상한 디아즈는 "팀에 필요한 무엇이든 돕겠다는 생각이었다. 타석에 들어서기 전에 타격 코치와 이야기를 나눴고 특정 구종을 노리고 들어갔다. 그것을 타석에서 보여줄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디아즈가 이날 어머니와 관련된 질문에 울컥한 이유는 그의 아픈 가족사에 있다. 피츠버그 소속이던 2018년 그의 어머니 아나 소토 씨는 모국 베네수엘라에서 괴한에게 납치당했다. 치안이 좋지 않은 베네수엘라에서는 메이저리그 선수처럼 고연봉자의 가족을 납치하는 일이 종종 일어났고 디아즈의 가족이 피해자가 된 것. 다행히 소토 씨는 경찰의 적극적인 협조로 일주일만에 무사히 가족의 품에 돌아올 수 있었다.
이후 디아즈는 "그럼에도 베네수엘라는 내 나라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난 베네수엘라가 최고라고 느끼며, 베네수엘라 사람들을 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말과 함께 자선 사업을 계속해 많은 찬사를 받았다.
MLB.com에 따르면 어머니는 디아즈가 야구를 시작한 계기였다.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야구장에 발을 들여놓았고 디아즈는 2009년 피츠버그와 국제계약을 맺으며 메이저리그에 입문했다. 마이너리그 시절 그는 2015년 퓨처스게임에 출전하는 등 나름 인정받는 포수 유망주였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프란시스코 서벨리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2019년 마침내 주전으로 올라섰지만, 제이콥 스탈링스와 많은 출전시간을 공유했고 결국 시즌 종료 후 방출됐다. 피츠버그서 성적은 250경기 타율 0.250, 13홈런 82타점, OPS 0.656.
방출된 그에게 손을 내민 것은 콜로라도였다. 2020년 단축 시즌을 경험한 뒤 2021시즌 18홈런을 때려내며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콜로라도와 3년 1450만 달러의 연장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는 전반기 80경기 동안 타율 0.277, 9홈런 OPS 0.763을 기록하면서 커리어하이 시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날 디아즈의 출전은 쉽게 예상하기 어려웠다. 머피, 스미스 다음 포수였고 기껏해야 경기 최후반 대타 출전이 기대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디아즈는 그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디아즈는 빠른 직구와 스플리터가 무기인 바티스타를 상대로 스플리터 하나만 노리고 들어갔다. 첫 스플리터는 파울이 됐지만, 두 번째 스플리터는 T-모바일파크 좌측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결승포가 됐다.
디아즈는 이번 홈런과 올스타전 MVP 수상으로 다양한 기록을 새로 썼다. CBS스포츠에 따르면 올스타전에서 내셔널리그 선수가 8회 이후 팀이 앞서 가는 홈런을 친 것은 1981년 마이크 슈미트 이후 처음이며, 토드 헬튼(2003년), 맷 홀리데이(2008년), 트레버 스토리(2018년), 찰리 블랙몬(2019년)에 이어 올스타전에서 홈런을 친 5번째 콜로라도 선수가 됐다.
또한 1993년 창단한 콜로라도에서 올스타전에 출전한 포수는 디아즈가 처음이며, 올스타전 MVP는 모든 포지션 통틀어 디아즈가 최초다. 메이저리그 역사에도 이름을 남겼다. 역대 7번째 포수 올스타 MVP가 됐고 베네수엘라 태생으로는 1982년 데이브 콘셉시온 이후 두 번째 올스타전 MVP다.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두 번째 올스타 MVP가 된 덕분에 그가 오늘 입은 유니폼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디아즈는 "콘셉시온 같은 선수와 이름을 나란히 하게 돼 정말 영광이다"라고 감격의 소감을 남겼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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