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유리 건물에 아파트 거실 반사…사생활 침해 논란
[KBS 광주] [앵커]
내가 사는 집을 밖에서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다면, 어떨까요?
건물 전체 벽면을 유리로 만들어 반대편 아파트 내부가 반사돼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도 그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법으로 막을 수도 없다고 합니다.
김애린 기자가 광주의 한 아파트 사례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늦은 밤, 광주의 한 아파트.
거실에서 한 남성이 웃옷을 벗고 오가는 모습이 비칩니다.
다른 집에선 거실을 오가는 아이, 운동을 하는 여성도 훤히 들여다 보입니다.
아파트 반대편 상가 건물 벽면에 반사된 모습입니다.
통유리가 거울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도로를 사이에 둔 두 건물의 직선 거리는 약 30여 미터.
아파트 주민들은 사생활이 그대로 공개되는 당황스런 상황에 놓였습니다.
[피해 아파트 주민 : "정말 누가 나를 본다는 그 자체가 기본적으로 내가 편하게 쉬어야 할 내 보금자리에서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잖아요."]
더 큰 문제는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도 유리에 비친 아파트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직접, 혹은 반사로, 상가에서, 길거리에서, 또 아파트에서, 낮에도, 밤에도 사생활이 고스란히 노출됩니다.
[피해 아파트 주민 : "(저 상가 때문에) 저희 위층 아래층 사람 지나다니는 거 저희가 볼 수 있어요. 그러니까 밤에도 문을 열 수가 없어요."]
하지만 규제할 법이 없습니다.
지난 2010년 경기도 성남의 네이버 사옥 건설 당시 인근 주민들이 소송을 내면서 전면 통유리 건물의 문제가 알려졌습니다.
규제를 강화하는 건축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3년째 국회에 계류중입니다.
[유현수/광주시 서구청 건축과 건축지도팀장 : "(사생활 침해 관련해서) 규정 자체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저희가 행정법적으로 구속력있는 행정조치가 어려워서..."]
광주 서구청은 통유리 상가 건물주에 특수 썬팅을 요구하는 등 협의를 지속해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촬영기자:조민웅
김애린 기자 (thirsty@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서울 버스요금 다음 달 300원 인상…지하철 10월부터 150원↑
- [단독] ‘수십만 원’ BB탄총 샀더니…‘먹튀’에 수백 명 아우성
- 민주당 “국정조사하자”…국민의힘 “사과 먼저”
- 어제 ‘빗물받이 막힘’ 신고 몰렸다…내일 집중호우엔 어떻게?
- 빈 집에서 감지된 수상한 움직임…아이스크림 털어간 건 ‘건물주’
- 약물 과다 투여로 숨진 유림이…검찰은 “분명히 살릴 수 있었다”
- 동해에 이례적 상어 출현…“그물망에 퇴치기까지”
- ‘옷 사입고’ ‘복날 회식’…쌈짓돈 된 지방의회 업무추진비
- ‘한 우물’로는 안 된다…대기업들 대규모 신사업 투자 나서
-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부모 직업 기재·검진비 전가도 모두 ‘불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