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사입고’ ‘복날 회식’…쌈짓돈 된 지방의회 업무추진비
[앵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주민의 선택을 받은 지방의회가 출범한 지 1년이 됐습니다.
이에 맞춰, KBS는 강원특별자치도 내 18개 시군의회 업무추진비를 점검해 봤습니다.
열심히 일하라고 준 세금인데, 의원끼리 옷을 맞춰 입거나, 가족 식당에서 몰아 쓰는 등 방만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이청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열린 '강원발전 의원 한마음대제전'입니다.
새로 선출된 지방의원들이 모여 화합을 다지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몇몇 의회별로 특별히 같은 옷을 입고 있습니다.
20~30만 원짜리 유명 브랜드 옷을 단체복으로 맞춰 입은 겁니다.
원주시의회와 춘천시의회, 양구군의회 등 9곳이 단체복 구입에 업무추진비 2,300만 원 넘게 썼습니다.
[박귀남/양구군의회 의장 : "행사라든가 이런 단체 행사에서는 깔끔함도 좀 보여 주는 게 더 낫지 않나. 단체복도 좀 필요하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강릉시의회는 지난해 개원 이후 특정 식당에서 11번 밥을 먹고, 270만 원을 썼습니다.
대부분 한 상임위원회와 위원장의 이름으로 결제했습니다.
그런데 이 식당, 해당 상임위원장 가족이 운영하는 곳입니다.
[해당 상임위원장/음성변조 : "사무국 직원들이 장소를 정해가지고 저는 따라간 것 밖에 없는데... 제가 안 간다고 해도 또 우습지 않습니까?"]
원주시의회는 지난해 개원과 송년 행사를 치르며 대형 웨딩홀과 호텔에서 1,000만 원 넘게 지출했습니다.
의원들의 개인 차량에 1년짜리 공영주차권을 사주기도 하고, 공식 회의가 없어도 복날이라고 전 직원이 회식을 하기도 합니다.
업무추진비가 쌈짓돈처럼 방만하게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나철성/강원평화경제연구소장 : "업무추진비의 목적과 대상·시기에 대한 부분도 불명확하고, 사적 사용에 관련된 문제들, 의원들의 특혜 사용 시비가 계속 일기 때문에..."]
각 지방의회가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공개하곤 있지만, 대부분 '현안 논의'라고 알리고 있어, 공개를 위한 공개에 그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청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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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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