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내 준 '경제규모 톱10'…한국 재진입 어려워지나

윤정식 기자 2023. 7. 12.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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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경제 규모에서 러시아 브라질, 호주에 밀렸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22년 '명목 국내총생산(GDP)'는 1조 6733억 달러(추정)로, 전 세계 13위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들어 가장 낮은 순위입니다.

1등은 미국(25조 4627억 달러)입니다. 그리고 2위 중국(17조 8760억 달러)이 뒤를 쫓습니다.

3위부터는 일본(4조 2256억 달러) 독일(4조 752억 달러), 영국(3조 798억 달러)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최고 성적은 10위입니다.

한국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11위, 2018년 10위에 처음 올랐습니다.

이후 2019년 12위로 밀렸다가 2020년과 2021년 다시 10위를 기록했습니다.

한 나라의 경제 규모를 나타내는 명목 국내총생산(GDP)에서 지난해 한국이 전세게 13위를 기록했다. 〈자료= 한국은행〉

러시아 브라질 등 자원 부국에 밀려



우리를 앞지르고 '글로벌 톱10'에 재진입한 나라는 러시아입니다.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 가스 등 자원 수입 보이콧 선언 등 경제 제재 중입니다.

이에 러시아는 중국과 남미로 수출선을 바꿨고 오히려 중동 국가들이 기름값을 올려 반사이익도 봤습니다.

역시 자원 부국인 브라질도 무섭게 성장 중입니다.

지난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대통령이 3선에 성공한 영향입니다.

불안한 정치 상황이 제일 큰 변수였던 브라질은 재정 개혁에 착수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전 세계 투자금을 끌어들이는 중입니다.

지난달 국제 신용 평가 기관 S&P도 브라질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올렸습니다.

러시아는 서방 국가들의 경제 제재에 원유 등 자원 수출을 최근 중국과 브릭스 국가로 바꾸고 있다. 〈자료= JTBC 뉴스룸〉

한국 순위 하락은 환율 탓



우리나라의 '명목 GDP' 순위 하락 주요 원인은 '환율'입니다.

지난해 명목 GDP를 원화로 보면 2161조 8000억 원입니다.

전년보다 3.9% 증가한 수치입니다.

그러나 명목 GDP의 국제 기준은 '미국 달러'입니다.

이 경우 환율 상승(연평균 12.9%)으로 전년 대비 7.9% 줄어든 거로 결과가 바뀝니다.

수출이 아주 크게 늘지 않는다면 이런 강달러 상황에서 실적이 쪼그라들 수밖에 없습니다.

선전했지만 경쟁국 대비 구매력 줄어



좀 더 정확한 상황 분석을 위해 실질 국내총생산(GDP)도 함께 살펴봤습니다.

명목 GDP는 물가 상승률을 포함해 국가 경제 규모를 보여줍니다.

실질 GDP는 성장률을 중심으로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실질 GDP보다 물가 상승률이 더 높으면 연간 생산 상품과 서비스 양이 줄어도 명목상 경제 규모는 더 커지는 겁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 GDP는 1968조8000원으로 전 년보다 2.6% 증가했습니다.

두 수치를 종합하면 우리가 얼마나 환율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지 보입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우리 경제는 나름 선전했다 볼 수 있지만 환율 때문에 수출은 물론 가게 상황도 나빠졌다"면서 "어쨌든 국민 전체 구매력은 경쟁국 대비 준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글로벌 톱10에서 계속 밀려나나



이런 상황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됐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2021년 코로나 유행 속에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를 냈습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경제 규모가 2023년까지 글로벌 10위를 유지하다 2024년 브라질에 역전당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내용은 거의 정확했고 시기는 앞당겨졌습니다.

강 달러 상황이 이어지면 우리나라의 명목 GDP 순위는 더 떨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를 제친 러시아와 브라질, 호주는 모두 석유나 광물 등 원자재 수출국이란 공통점도 우리에겐 불리한 점입니다.

앞으로도 원자재 가격은 더 비싸게 형성될 가능성이 큽니다. 원자재를 수입 제조해 수출하는 우리나라는 엄청난 기술력으로 부가가치를 만들지 않으면 큰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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