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시행... 은행-증권 300조 머니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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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조원대 퇴직연금 시장을 놓고 은행들과 증권사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디폴트옵션 시행으로 은행 등에서 증권사로 퇴직연금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일어날 지 주목하고 있다.
과거에는 퇴직연금을 안정적으로 굴리기 위해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증권사를 찾는 고객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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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높은 수익률로 유치전
300조원대 퇴직연금 시장을 놓고 은행들과 증권사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영제도(디폴트옵션)가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12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디폴트옵션이란 DC(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이나 IRP(개인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의 운용지시를 안해도 금융사가 사전에 지정한 옵션에 따라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제도다. 정부는 퇴직연금 저조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기준 전체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약 338조억원이다. 이 중 은행은 174조9013억원으로, 과반을 차지했다. 증권사는 76조8838억원, 보험사는 86조5809억원이다.
그동안 은행권이 퇴직연금 시장을 주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대다수 근로자가 직장에서 거래하는 은행의 퇴직연금 상품에 자연스레 가입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디폴트옵션 시행으로 은행 등에서 증권사로 퇴직연금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일어날 지 주목하고 있다. 과거에는 퇴직연금을 안정적으로 굴리기 위해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증권사를 찾는 고객도 늘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은 일찌감치 높은 수익률 등을 내세워 고객 유치에 나섰다. 최근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7일 디폴트옵션 상품 첫 설정 이후 지난 6월 말까지 고위험 포트폴리오를 선택한 고객의 연 환산 수익률이 10.7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신한투자증권 측은 "같은 기간 판매된 원리금 보장상품 금리와 비교해 약 2배, 현금성 자산 대비 약 3배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도 퇴직연금 서비스 고도화와 혜택을 앞세워 가입자 이탈 방지 및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신한 연금케어'에 업권 최초로 퇴직연금에 특화된 목표기반 투자 엔진을 적용해 개인별 수익률 목표 설정, 맞춤형 상품 포트폴리오, 자산건강도 및 투자 가이던스 제공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퇴직연금 플랫폼 '하나 연금닥터'를 운영하고 있는 하나은행은 서비스를 개편해 고객 유형을 세분화하고 솔루션 추가, 개인 맞춤 진단 서비스 고도화 등을 추진해 고객 만족도를 높여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과 메리츠증권은 오히려 손을 잡았다. 양사는 '퇴직연금사업 상호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우리은행의 DC·IRP 고객을 대상으로 메리츠증권의 파생결합사채(ELB·DLB) 상품 공급을 확대하고 다양한 투자상품 제공을 위해 협력키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노후자금으로 여전히 안정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면서 "은행들은 퇴직연금 시장의 '전통 강자'로 그만큼 노하우도 쌓여있어 급작스러운 고객 이탈이 일어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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