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짝퉁 거북선’ 결국 해체, 경남도 감사 결과 언제 발표하나

신정철 기자 2023. 7. 12.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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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 ’짝퉁’ 논란 임진란 거북선을 관광자원 활용 위해 2012년 인수
경매 7번 유찰 끝에 154만 원에 낙찰…덩치 커 운반 못하고 결국 해체
경남도 감사 지지부진, 관리부실 및 매각과정 조만간 감사결과 발표 예정
[거제=뉴시스]신정철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거제 임진란 거북선'이 지난 11일 결국 해체됐다. 사진은 해체되고 있는 거북선 모습.(사진=독자제공)).2023.06.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거제=뉴시스] 신정철 기자 = 경상남도와 거제시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살신성인의 숭고한 위업을 기리기 위해 추진한 거북선 복원 사업이 결국 예산만 낭비한 채 폐나무와 고물로 해체되는 운명을 맞았다.

12일 거제시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경남도가 이순신 프로젝트에 따라 16억 원을 들여 만든 '거제 거북선'이 12년만에 해체됐다.

건조 초기부터 '짝퉁' 논란을 일으키다가 결국, 헐값에 민간에 매각됐는데 낙찰자가 인수를 포기하면서 아예 폐기되고 말았다.

지난 11일부터 거제시 조선해양문화관 야외광장에서 해체작업에 들어간 거제 짝퉁 거북선은 용머리가 부서진 목재 더미 위에 나뒹굴고, 해체된 나무는 목재 쓰레기로, 부착됐던 철과 청동은 고물상으로 팔려나갈 운명이다.

거제시 조선해양문화관 야외광장에서 해체작업이 한창이다. 조선해양문화관을 찿은 관광객과 산책 나온 시민들이 이 장면을 보면서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특히 거북선은 우리 국민에게 있어서 자랑스러운 존재였기에 더욱 서운해 했다.

거제 거북선 제작부터 문제가 많았다. 당시 전문가 고증을 거쳐 1592년 임진왜란 때 모습으로 만들었다고 해 ‘1592 거북선’ 또는 '임진란 거북선'으로 불렸다.

박완수 경남지사가 지난 5월 22일 실국본부장회의에서 사업비 16억원을 들여 제작한 거북선이 154만원에 팔린 것과 관련해 “이해할 수 없다”며 진상조사를 지시한지 벌써 한달이 넘었다.

경남도 감사위원회는 거제 거북선의 관리부분과 매각 과정에서의 잘못여부 등을 조사해 왔다.

12일 감사위원회 관계자는 "감사결과를 아직 밝힐 수는 없지만 감사는 종료됐다"며 "조만간 감사결과를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거제=뉴시스]신정철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거제 임진란 거북선'이 지난 11일 결국 해체됐다. 사진은 지난 2011년 거제시 옥포항에 입항하는 거북선 모습.(사진=뉴시스DB)).2023.06.21. sin@newsis.com

그러나 경남도의 감사는 지난 2011년 부실건조된 거북선을 거제시가 인수해 조선해양문화관에 전시한 이후의 과정에 대해서만 감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는 거제 거북선이 제구실을 못한 근본적인 문제는 거북선 건조 조선소의 부실 건조에서 비롯됐고, 하자 투성이인 거북선을 인수한 거제시의 안이한 행정행위에 대한 감사여부를 취재했다.

이에대해 경남도 감사관은 충남 서천의 한 조선소에서 건조된 거북선은 당시 조선소 관계자가 구속되기도 했고, 소송당시 법원의 조정으로 합의를 했기 때문에 더 이상 책임을 물을 수 없는 형편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바다에 있어야 할 거북선이 조선해양문화관에 전시된 경위와 전시과정에서의 문제점, 매각과정의 위법·부당한 행위를 집중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거북선은 2011년 경남도가 추진한 이순신 프로젝트 중 하나로 건조됐다.

3층 구조에 길이 25.6m, 폭 8.67m, 높이 6.06m, 무게 122t로 규모로 제작됐다. 1592년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을 재현해 ‘1592 거북선’ 또는 '임진란 거북선'으로 불렸다.

당시 사료 고증을 토대로 만들어져 지금까지 복원된 거북선 중 가장 원형에 가깝게 복원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건조를 맡은 업체가 시방서에서 정한 금강송이 아닌 미국산 소나무를 섞어 사용한 사실이 들통나 ‘짝퉁’ 논란이 불거졌다.

건조한지 얼마되지도 안했는데 물이 새고, 방부 처리가 제대로 안 돼 목재가 심하게 부식되고 뒤틀림 현상도 나타났다.

이 때문에 2011년 6월 17일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 입항 직후부터 선체로 물이 들어왔다.

[거제=뉴시스]신정철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거제 임진란 거북선'이 지난 11일 결국 해체됐다. 경상남도가 해체과정에 대해 감사에 착수한지 한달이 넘었다. 사진은 지난 6월에 거제조선해양문화관에 전시된 '거제 임진란거북선' 모습.(사진=뉴시스DB)).2023.06.21. sin@newsis.com

이보다 앞서 조선소에에서 거제시로 해상운송중이던 거북선에서 침수사고도 발생했다. 2011년 6월 14일 0시40분께 전남 여수시 남면 소리도 동쪽 3마일 해상에서 거제시 해상전시용 '임진란 거북선'이 침수돼 선원 2명이 구조되기도 했다.

거제시는 수리 후 승선 체험 등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찮았다.

안전검사협회 검사 결과, 안전성에는 이상이 없지만 선체 롤링(흔들림)이 심해 바다에 띄운 채 관람객을 승선시키는 데는 무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1년도 안된 2012년 육지로 건져 올린 이후 지금까지 조선해양문화관 앞마당에 전시됐었다.

지난 2월 첫 입찰 당시 매각 예정가격이 1억 1750만 원 이었지만 이후 7번의 입찰은 모두 무산됐다.

그러나 지난달 17일 8차례 입찰 끝에 154만원에 낙찰됐다. 애초 이 사업비의 1300분의 1 수준이다.

시는 거북선 유지보수를 위해 2015년부터 연평균 2000만원, 총 1억5000만원을 사용했다.

거제시민 전모(61)씨는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거제 거북선'은 혈세낭비도 문제지만 거제시민의 자존감에 상처를 주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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