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나토서 반도체·전기차·배터리 공급망 강화…新수출시장 확보도
[헤럴드경제(빌뉴스)=정윤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정상회의 계기 ‘세일즈 외교’에 팔을 걷었다.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11~12일 이틀 동안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 기간 동안 총 13개 국가 정상들과 잇따라 별도의 양자회담을 갖고 반도체·전기차·배터리·에너지 등 첨단산업 공급망 강화, 신(新)수출시장 확보에 나섰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12일(현지시간) 오전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13개 나라 정상과 별도의 양자 회담을 갖고 경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노르웨이, 포르투갈, 네덜란드, 뉴질랜드, 헝가리, 루마니아, 스웨덴 등 7개국 정상과 양자 회담을 가졌다. 이날은 영국, 에스토니아, 슬로바키아, 일본, 핀란드, 리투아니아 등 6개국과 정상회담이 예정돼있다. 이중 노르웨이, 루마니아, 헝가리, 스웨덴, 핀란드, 슬로바키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등 8개국은 윤 대통령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이다.
특히, 윤 대통령은 공급망 강화, 신수출시장 확보 등 ‘경제 외교’에 초점을 맞추고 개별 양자회담을 진행했다. 구체적으로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첨단산업 분야 핵심광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공급망을 강화하고 원전, 방산, 인프라 협력을 추진키로 했다.
우선 반도체 공급망의 경우, 윤 대통령은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에게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노광장비 세계 1위 기업인 네덜란드의 ASML의 한국 투자를 강하게 요청했다. ASML은 현재 아시아 지역에 노광장비(DUV) 제조공장 신설을 검토하는 상태다. 윤 대통령은 ASML 투자 유치를 위해 반도체 장비 투자지로서의 한국의 장점을 상세히 설명하고 현금지원, 세액공제, 입지 지원 등 확실한 투자 인센티브를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예정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반도체 공급망 관련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 수석은 “(양 정상이) 최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 우대국) 복원 조치로 반도체 소부장 공급망의 리스크 요인이었던 수출 규제가 완전히 해소된 것을 평가하고, 상호투자 확대를 통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일 셔틀 정상외교가 본격화되면서 양국 경제계 간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으며, 조만간 도레이첨단소재 등 일본 소부장 업체들의 대(對)한국 투자계획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예정된 리투아니아와의 정상회담에서도 반도체 초정밀·초미세 가공에 필수적인 산업용 레이저 강국인 리투아니아와 첨단 반도체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 계획이다.
전기차·배터리 공급망 강화에도 나선다. 윤 대통령은 폴란드와 헝가리, 스웨덴, 포르투갈, 핀란드 등과 핵심광물 협력 등 전기차·배터리 공급망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폴란드와 헝가리에는 LG엔솔, 삼성SDI, SK온 등 우리나라 3대 배터리 기업이 진출해 유럽 전기차 산업의 심장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스웨덴의 경우 유럽 최대의 희토류 광산이 소재했으며, 유럽 최대의 리튬 매장량을 보유한 포르투갈, 핵심 니켈 생산국인 핀란드는 전기차·배터리 공급망에서 핵심 국가로 주목받고 있다.
최 수석은 “기아차가 전기차 생산을 추진 중인 슬로바키아와도 오늘 정상회담을 갖고 공급망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지 분야의 경우 수력 등 재생에너지가 풍부해 그린수소 생산·저장·운송에 강점이 있는 노르웨이와는 한국의 수소차 등 수소 활용 기술을 결합해 상호 보완적인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 기업인 에퀴노르의 한국 투자를 계기로 해상풍력 분야에서의 협력과 함께 탄소 포집·저장 기술과 같은 녹색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와 함께 세계적 수준의 국제공동연구 촉진을 위해 유럽 정상들에게 유럽의 첨단기술 공동 연구개발(R&D) 플랫폼인 유레카(EUREKA)에서 한국과의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유레카는 총 47개국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R&D 네트워크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핀란드와의 정상회담에서 6G 기술 공동 개발 및 표준 제정 등 첨단 디지털 기술 협력 강화 방안도 논의할 전망이다.
신수출시장도 적극 확보한다. 윤 대통령은 신규 원전 도입 계획이 있는 네덜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스웨덴 정상에게 한국 원전의 우수성을 설명하고 원전 협력을 제안했다. 또, 이날 예정된 정상회담 중 신규 원전 도입 계획이 있는 영국과 슬로바키아 정상회담에서도 원전 협력을 제안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소형모듈원전(SMR) 도입을 추진 중인 헝가리, 루마니아, 스웨덴 정상에게는 현재 개발 중인 한국형 SMR을 홍보하고,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세계 최초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운영을 앞두고 있는 핀란드와는 방폐장 관련 협력을 논의할 전망이다.
최 수석은 “우리와의 방산 협력에 관심이 있는 노르웨이, 루마니아, 헝가리와 어제 정상회담에서 방산 협력을 지속 강화해 나가기로 했으며, 오늘 예정된 슬로바키아,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정상회담에서도 방산 협력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최 수석은 또, “어제 루마니아와의 정상회담에서는 유럽 인프라 시장 진출 논의에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루마니아가 추진 중인 흑해 최대 항만인 ‘콘스탄차 항만 개발사업’에 부산항만공사를 포함한 한국 기업의 참여를 요청했고,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은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사업 참여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최 수석은 “우크라이나 재건은 최대 1조 달러 이상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사업”이라며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서유럽 재건을 위한 원조사업이었던 ‘마셜플랜’에 버금가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미국 상원의원 대표단 접견에서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한미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으며, 향후 우크라이나 재건의 허브가 될 폴란드에서도 정상 간 논의와 더불어 우리 기업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구체적인 진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12일 나토 정상회의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폴란드 공식 방문을 위해 수도 바르샤바로 이동한다.
최 수석은 “이번 나토 정상회의 계기로 진행된 양자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협력 의제들은 관련 부처, 기업들이 함께 참여하는 팀 코리아 활동을 통해 체계적인 후속 조치를 진행해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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