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이병헌...또 그 주자, 그 조합 여름극장가[MK무비]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kiki2022@mk.co.kr) 2023. 7. 12.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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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봐도 알 것 같은 맛...알맹이는 다를까?
대박이냐 쪽박이냐, 여름대전 승자는
밀수·비공식작전·더문 포스터. 사진I각 배급사
매년 똑같은 주자와 조합, 또 아는 맛이다. 비싼 티켓값, 막대한 제작비, 팬데믹 이후 변화된 관람 문화, 까다로워진 관객의 눈높이 등 극장가에서 살아 남기란, 나아가 대박을 치기란 진정 하늘의 별따기이거늘, 여전히 진부한 풍경, 긴장감 없는 대진표다. 과연 베일을 벗어도 마찬가질까.

하정우·주지훈·김혜수·염정아·조인성·박정민·설경구·도경수·김희애·이병헌·박서준·박보영 등 스크린 단골 톱스타, 톱감독, 메가 흥행 전적 콤비들을 내세운 ‘여름대작 빅4’가 출격 준비를 마친 가운데 과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 잡을 신선한 고퀄리티 블록버스터 ‘K띵작’은 탄생할까.

‘밀수’ 스틸. 사진INEW
먼저 오는 26일, 여름대전의 포문을 열 ‘밀수’는 ‘베테랑’ ‘베를린’ ‘모가디슈’ 등 충무로의 대표 히트메이커 류승완 감독의 해양범죄활극. ‘도둑들’의 여성판 변주를 떠올리게 하는 가장 대중적인 케이퍼 무비다.

영화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이야기를 담는다. 류승완 감독의 장기인 액션과 유머, 장르적 쾌감과 흥미로운 소재, 무엇보다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김종수, 고민시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시선을 모았다. 역시나 굵지의 영화사 외유내강이 함께 했고, 배급사는 NEW다.

순제작비만 175억원 가량 들었고, 그 외 마케팅 홍보 등 비용을 감안하면 약 200억 예산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둑들’을 필두로 블링 블링한 멀티 캐스팅으로 잘빠진 범죄물에 대한 관객들의 피로도가 상당한만큼 왠만해서는 높은 만족감을 안기기가 어려운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양보단 질로, 답보 아닌 진보로 화려한 외피에 버금가는 알맹이를 보여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비공식작전’ 스틸. 사진I쇼박스
다음 주자는 8월 2일 개봉하는 하정우 주지훈의 버디 무비 ‘비공식작전’. 하정우와는 ‘터널’을, 주지훈과는 ‘킹덤’ 시리즈로 호흡을 맞췄던 김성훈 감독의 신작이다.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 민준(하정우)과 현지 택시기사 판수(주지훈)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역시나 200억원대 예산이 투입된 쇼박스표 대작으로 2020년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에 휩싸인 뒤 3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은 하정우의 스크린 복귀작이기도 하다.

‘케미 장인’ ‘흥행 보증수표’로 불리는 하정우·주지훈, 그리고 이들의 강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김성훈 감독의 재회에 여러 모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극한의 상황에서 믿을 건 서로뿐인 두 남자가 보여줄 버디 케미, 감동 브로맨스가 주요 관전 포인트로 내부 자신감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하정우와 주지훈은 영화 ‘신과 함께’(감독 김용화) 시리즈에서 쌍천만의 기쁨을 함께 누린 ‘황금 브라더스’라는 점에서 남다른 아우라도 느껴진다.

다만 이들이 보여줄 보장된 케미스트리가 그리 신선하지만은 않다는 점, 유아인을 비롯한 톱스타들의 ‘마약 스캔들’이 지속적으로 터지고 있는 만큼, 이들의 마약 전과에 불편한 시선도 존재하는 점, 전적으로 두 배우에 기댈 연출 또한 기대감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 등이 리스크로 존재한다. 작품의 양날의 칼이 어떤 쪽으로 힘을 발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더문’ 스틸. 사진ICJ ENM
내리막길 CJ ENM의 야심작, ‘더 문’도 강력 주자로 참전한다. K-무비 선두자였던 CJ ENM은 이렇다 할 메가 히트작 없이 장기 고전 중인 가운데 ‘더 문’으로 분위기 전환을 꾀한다.

‘비공식작전’과 같은 날 개봉하는 ‘더 문’은 달 탐사 중 조난당한 막내 우주대원 선우(도경수)를 구출하기 위한 사투를 그린다. ‘신과 함께’, ‘미스터 고’ 등 독보적인 CG 실력을 뽐 김용화 감독의 신작으로 설경구 도경수 김희애 등 역시나 충무로 단골 스타들이 출연한다.

그나마 4작품 가운데 도전 정신이 엿보이는 작품으로, 기술력이 최대 강점인만큼 할리우드 뺨치는 시각 효과로 ‘한국형’이란 꼬리표를 뗀 과학소설(SF) 영화를 선보인다는 각오다. 다만 무려 280억 제작비를 투입해 600만명을 넘겨야 적자를 면하는 상황이다.

‘그래비티’ ‘마션’ 등 이미 할리우드에서 극강의 비주얼을 갖춘 웰 메이드를 수년 전 선보인 만큼, 우주 배경 생존기에 대한 기시감을 어떻게 돌파할지 관건이다. 비주얼에만 치우쳐 서사가 빈약하다면 한국 관객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키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포스터. 사진I롯데엔터테인먼트
마지막 주자인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웹툰을 바탕으로 한 롯데엔터테인먼트 기대작이다. ‘잉투기’로 재기 넘치는 연출을 보여줬지만, 첫 상업 영화 ‘가려진 시간’에서 흥행 참패의 고배를 마신 엄태화 감독의 첫 텐트폴 영화다. 순제작비는 180억, 총 제작비는 역시나 200억 가량이 든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는 김숭늉 작가의 ‘유쾌한 왕따’ 시리즈를 원작으로,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서울에서 유일하게 남은 황궁아파트 주민들의 생존기를 다룬다. ‘연기천재’ 이병헌과 ‘대세’ 박서준의 첫 만남, 휴머니즘 감동 드라마로 빅4 가운데 유일한 재난물이다.

한국 사회에서 아파트가 가지는 상징성에 더해 최근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가 일어나며 시의성이 높아졌지만 다른 작품들에 비해 다소 무겁고 신파적 요소가 많다는 점이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인기 웹툰의 영화화 성공률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물론, 네 작품 모두 아직 공개 전이기에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다. 다만 강점과 약점, 리스크가 명확하게 존재하고, 톰 크루즈의 ‘미션 임파서블7’의 기선제압이 확실한 만큼, 기존의 전략 만으로도 살벌한 극장가에서 살아 남기 어려운 건 사실이다.

전 세계를 사로 잡은 K콘텐츠의 코어이자 급변하는 시대에도 여전히 무한한 가능성과 강력한 스토리텔링을 가진 영화계가 어떤 변화를, 발전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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