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 청소년에게도 법의 공정은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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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에서 15년 동안 근무하면서 이주 청소년과 보호자를 자주 접한다.
소년보호사건의 심리(재판의 기초가 되는 사실관계 및 법률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 법원이 증거나 방법 따위를 심사하는 행위)는 사법 체계의 절차일 뿐 국적에 따라 다르지 않고, 법은 모두에게 공정하게 적용됨을 알리고자 한 사례를 소개한다.
사안에 따라 상담조사를 받는 교육생 일부가 억울한 마음이 들 수도 있지만, 이런 과정처럼 법의 공정은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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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조지영 | 법무부 안산청소년꿈키움센터 상담조사관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에서 15년 동안 근무하면서 이주 청소년과 보호자를 자주 접한다. 이들과 면담하면 한국인과 차별해 재판받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종종 있다. 소년보호사건의 심리(재판의 기초가 되는 사실관계 및 법률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 법원이 증거나 방법 따위를 심사하는 행위)는 사법 체계의 절차일 뿐 국적에 따라 다르지 않고, 법은 모두에게 공정하게 적용됨을 알리고자 한 사례를 소개한다.
상담조사 첫째 날,우즈베키스탄 국적의 고려인인 30대 중반의 여성이 상담실 안으로 들어왔다. 얼굴에 긴장한 듯한 모습이 역력해 마음을 달래고자 통역가와 함께 커피 한 잔을 건넸다. 조사관인 나는 “어머니, 많이 놀라셨죠? 이번 일로 아이 ㄱ과 이야기해 보셨나요?”라는 통상적인 질문을 했다. 내 질문에 마음이 놓였는지 러시아어와 우즈베키스탄어를 섞어가며 경찰서에서 연락받고 놀란 감정, 흘린 눈물, 아이를 혼낸 일 등 답변을 술술 이어 나갔다.
상담조사 둘째 날, 중학교 1학년생으로장난기가 많아 보이는 ㄱ과 마주 앉았다. 유창한 한국어를 예상했지만, 기대와 달리 부족한 느낌이다. 통역가가 없었으면 ㄱ과 면담하기 힘들었을 것 같다. 조사관과 면담 때 긴장하는 여타 교육생과 달리 ㄱ은 당당하다. 아무래도 직접 물건을 훔치지 않아서이지 않을까 싶다. ㄱ은 친구 2명의 절도 공모를 반대했음에도 친구들과 함께 우리 센터로상담조사를 받도록 의뢰됐다.공범으로 연루된 이유는 편의점에서 친구들의 절도 모습이 거울에 반사되자 “야, 다 보여”라고 한마디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범행을 도와준 꼴이 됐기 때문이다.
상담조사 셋째 날, 보호직 공무원 15년의 경험 덕분인지 1시간 남짓한 교육생과의 면담만으로 앞으로 3일 동안 상담조사 교육 태도를 예측할 수 있었다.ㄱ은 상담조사 교육을 성실히 받을 거라 예상했고, 역시나 부족한 한국어 실력에도 불구하고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ㄱ은 촉법소년이라 경찰서에서 법원으로 바로 송치됐지만, 나이가 좀 더 많았다면 아마도 검찰청에서 기소유예로 사건 종결했을 것이다.
ㄱ이 특수절도 공범으로연루된건 맞지만 만 12살의 어린 나이에 법원 심리를 앞둔 점이 안쓰러워 도움 줄 부분을 찾다 ‘피해자와 합의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ㄱ에게 피해자인 편의점주에게 직접 사과하라고 권유했고, ㄱ은 권유대로 행동해 피해자로부터 “괜찮아. 네가 훔친 건 아니잖아. 물건값 4500원은 받지 않을게”라는 선처를 받았다. 이후 가정법원 판사는 심리를 개시하지 않는 심리 불개시로 사건을 종결했는데, 이 사실은 나중에 우리 센터로 전화한 어머니의 “선생님, 심리 불개시가 뭐예요?”라는 질문으로 알게 됐다.
사안에 따라 상담조사를 받는 교육생 일부가 억울한 마음이 들 수도 있지만, 이런 과정처럼 법의 공정은 살아있다. 그리고 소년보호사건 대부분은 상담조사 교육생의 위법행위가 명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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