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조 맛집’ 중소 화장품 브랜드, 2030 여성 파우치 점령했다는데… [언박싱]

2023. 7. 12.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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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페라의 색조 상품 [클리오 제공]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중소 색조 브랜드가 2030세대 여성의 파우치를 점령했다. ‘어뮤즈’, ‘롬앤’, ‘페리페라’, ‘구달’ 등 ‘코덕(코스메틱 덕후)’이 아니라면 생소한 이름이지만 화장품 전통 강자인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이 운영하는 브랜드에 비해 되레 인기는 더 뜨겁다는 것이 업계와 소비자들의 평가다.

이들 브랜드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입소문을 타면서 K-뷰티 ‘색조 맛집’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어뮤즈’ ‘롬앤’ ‘페리페라’ ‘구달’ 등 대기업 브랜드 인기 넘어섰다는 평가

12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페리페라, 구달 등 브랜드를 운영하는 클리오는 올해 2분기에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클리오의 2분기 연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807억원, 영업이익 8% 증가한 68억원으로 내다봤다.

클리오의 채널·수출 국가 다각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클리오는 올리브영뿐 아니라 다이소 등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확대하면서 매출을 끌어 올렸다. 5000원 이하의 저렴한 가격으로 다이소에 입점하며 2030세대를 넘어 2010년대생인 ‘잘파 세대’의 지갑까지 공략했다.

클리오는 지난해 11월 다이소에 ‘트윙클팝’ 색조 라인을 입점시키며 상품군을 넓히고 있다. 실제로 클리오 등 중소 화장품 브랜드 입점 이후 다이소의 상반기 화장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0% 신장했다. 2분기에는 1분기와 비교해 약 18% 신장했다.

아울러 미국·동남아까지 판로를 확대하면서 중국 의존도를 낮춘 점도 성공 비결로 꼽힌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클리오의 매출 중 일본과 중국이 차지하는 수출액 비중은 각각 14%, 9%였다면 올해는 각각 11%, 7%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신 각각 6%와 5%를 차지했던 미국과 동남아 매출이 1%포인트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미국은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매출이 성장했다. 클리오는 추가적으로 미국에 오프라인 매장 확대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 채시라 씨의 남편 김태욱 대표가 이끄는 아이패밀리에스씨는 브랜드 롬앤을 앞세워 K-뷰티 시장을 선점 중이다. 일본을 넘어 미국과 유럽까지 공략하는 게 목표다. 5월에는 입점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프랑스 파리의 라파예트백화점에서 ‘K-뷰티’를 주제로 강연과 함께 립, 아이섀도 등 인기 제품을 선보이는 팝업스토어를 개최하기도 했다.

키움증권은 아이패밀리에스씨의 올해 연결 기준 총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각각 24% 늘어난 1054억원, 38% 성장한 352억원으로 관측했다.

약진 비결 ‘SNS 마케팅’…색조 화장품 케이스도 검은색서 파스텔톤으로
‘어뮤즈’가 출시한 젤리틴트 3종 [어뮤즈 인스타그램 캡처]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가 설립한 비건 브랜드 어뮤즈(AMUSE)는 ‘2023 아마존 톱 브랜드 어워드’에 선정되며 해외로 판로를 확장 중이다. ‘아마존 톱 브랜드 어워드’ 루키 셀러상은 매년 아마존에 새롭게 입점한 신규 브랜드 중 눈에 띄는 뛰어난 판매 성과를 보이면서 향후 미국 시장에서 미래 성장 가능성이 기대되는 브랜드에 부여하는 상이다. 국내에서는 더현대 서울에 팝업스토어를 오픈할 정도로 2030세대의 관심을 받는 브랜다.

중소 색조 브랜드의 약진 비결로는 2030세대를 겨냥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마케팅이 꼽힌다. 2000~2010년대 뷰티업계가 인기 여자 연예인을 모델로 사용하는 마케팅을 펼쳤다면 신생 중소 색조 브랜드는 SNS와 유튜브를 적극 활용한다. 특히 이들은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광고 협찬을 진행하며 인지도를 높여왔다.

인스타그램 마케팅에 초점을 맞춰 제품 케이스에도 힘을 줬다. 과거 색조 케이스로는 검정색이나 원색·메탈 소재가 활용됐다면 최근 중소 색조 브랜드는 투명하거나 파스텔톤으로 케이스를 디자인했다. 고급스러운 이미지 대신 발랄하면서도 Y2K(2000년대 스타일) 감성을 살린 게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 웹드라마 등 K-콘텐츠의 인기가 커지면서 덩달아 국내 색조 화장품이 일본, 미국 등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며 “이 중에서도 색조 상품은 트렌디하면서도 중저가인 중소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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