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작가, 밀란 쿤데라 94세로 별세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쓴 체코 출신 작가 밀란 쿤데라(94)가 별세했다.
12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체코 공영방송은 쿤데라가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그의 물품을 소장하고 있는 체코의 모라비안 도서관(MZK) 대변인은 “밀란 쿤데라가 오랜 투병 끝에 어제 파리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공산체제였던 체코슬로바키아에서 교수 등으로 활동했던 쿤데라는 소설 ‘농담’(1968) 등을 통해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농담’은 공산주의 정권에 대한 통렬한 묘사를 담은 작품으로, 이때부터 반체제 인사의 길을 걸었다.
1968년 민주화 운동인 ‘프라하의 봄’에 참여한 뒤 집필과 강연 활동에 제한을 받는 등 고초를 겪었다. 그는 결국 1975년 탄압을 피해 아내와 함께 프랑스로 망명했다.
쿤데라의 가장 잘 알려진 대표작은 1984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다. 망명 후 대학에서 강의하며 쓴 작품으로 ‘프라하의 봄’을 배경으로 한다. 이 작품으로 세계적인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말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생전에 언론과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았다.
1979년 체코슬로바키아 국적을 박탈당했던 그는 1981년 프랑스 시민권을 취득했고, 2019년에 체코 국적을 회복했다. 생전에 체코 작가연맹상, 프랑스 메디치 상, 이탈리아의 프레미오 레테라리오 몬델로 상 등을 받았으며, 노벨 문학상 유력 후보로도 여러차례 거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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