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은 꿈?…K바이오펀드, 겨우 1800억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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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국내 바이오산업에 마중물을 대려 했던 정부의 야심찬 계획이 '용두사미'로 전락했다.
바이오업계 한파로 출자자를 모으지 못하면서 펀드 결성 일정이 반년 이상 미뤄지고 규모도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12일 정부와 투자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의 1조원 '메가펀드'의 첫 단추인 5000억원 규모 K바이오·백신 펀드가 당초보다 줄어든 1800억원 규모로 다음달 출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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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결성 세 차례나 연기했지만
1차 조성규모 5000억도 못 채워
미래에셋벤처는 펀드 조성 포기
바이오 투심 얼어붙은 데다
출자자 조건마저 까다로워
1조 메가펀드 조성은 험난할 듯
총 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국내 바이오산업에 마중물을 대려 했던 정부의 야심찬 계획이 ‘용두사미’로 전락했다. 바이오업계 한파로 출자자를 모으지 못하면서 펀드 결성 일정이 반년 이상 미뤄지고 규모도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3분의 1토막 난 K바이오펀드
12일 정부와 투자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의 1조원 ‘메가펀드’의 첫 단추인 5000억원 규모 K바이오·백신 펀드가 당초보다 줄어든 1800억원 규모로 다음달 출범한다. 바이오업계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펀드 출자자를 구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펀드 조성을 포기한 운용사 미래에셋벤처투자를 대체할 새 운용사 모집 공고도 이달 낸다는 계획이다.
K바이오·백신 펀드의 출발은 화려했다. 지난 2월 복지부는 신약 개발 투자를 강화해 제약바이오산업 톱6 강국을 달성하겠다는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 전략’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5000억원 규모 K바이오·백신 펀드를 포함해 총 1조원 규모로 구성할 예정인 메가펀드가 그 마중물이었다. 복지부는 운용사로 유안타인베스트먼트와 미래에셋벤처투자를 선정했다. 올해 2월 15일까지 펀드를 결성해 곧장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두 운용사가 출자자를 모으지 못하며 펀드 결성 마감 시한은 5월 중순, 6월 말, 이달 말로 세 차례나 연기됐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아예 운용사 자리를 정부에 반납했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안타인베스트먼트가 모은 출자금액은 1750억원이다. 복지부 원안대로라면 펀드 목표액을 채우지 못해도 펀드를 결성할 수 있는 패스트클로징 하한선(목표액의 75%)인 1875억원에 미치지 못해 출범이 어렵다. 이에 복지부는 펀드 출범이 가능하도록 하한선을 70%로 완화했다.
○마중물 없고 투심 얼어붙어 업계 울상
바이오산업은 삼성, SK, 롯데 등에서 투자를 확대하는 차세대 미래먹거리 산업이다. 하지만 바이오업계는 경기 악화에 따른 투자 위축과 자금난이 겹치면서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 ‘경쟁력 있는 기업 옥석 가리기’라는 측면도 있지만 장기 투자가 필요한 신약 개발 벤처가 외면받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투자업계에선 바이오 투심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5000억원 규모 펀드 결성 자체가 무리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한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역대 최대 수준인 40조2000억원을 기록했지만, 제약 부문 투자는 지난해 2060억원으로 전년보다 65% 감소했다.
특히 한국 바이오기업이 경쟁력을 지닌 신약후보물질 기술수출도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기술수출은 총 18건, 6조6326억원으로 전년보다 52.8% 감소했다.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한 바이오기업은 13곳으로 전년 19곳보다 줄었다. 공모금액도 3485억원으로 전년(4조570억원)의 10분의 1에도 못 미쳤다. 한 국내 항암신약개발사 대표는 “운영자금이 바닥나 보유한 유형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겨우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가 요구한 펀드 방식과 투자 포트폴리오 기업에 대한 조건 등이 출자자를 모으는 데 어려움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K바이오·백신 펀드는 사모펀드(PEF)인데, 외국계 제약사는 물론 개인 등이 참여할 수 없는 등 벤처펀드보다 출자자 조건이 까다롭다”며 “임상 2상에 진입한 신약 벤처에 일정 비율 이상 투자해야 하는 것도 출자자 유치를 어렵게 하는 요소”라고 꼬집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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