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골드글러브? 그건 쉽지, 플래티넘 경쟁자야” 현지 평가가 벌써 이 정도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전체적으로 우울한 전반기를 보낸 샌디에이고지만, 그래도 위안거리가 없는 건 아니었다. 시즌 막판 조금씩 살아나는 흐름 속에 전반기를 마쳤고,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들도 분명 있었다.
김하성(28‧샌디에이고)의 전반기를 요약하면 말 그대로 ‘고군분투’였다. 샌디에이고의 그 화려한 스타 타자들이 부침을 겪는 동안,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하게 뛰며 내야를 지탱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숨은 가치의 선수’ 이미지가 강했다면, 올해는 샌디에이고 타선의 전면으로 등장한 느낌이 강하다. 팬들의 환호만 봐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김하성은 지금까지 ‘수비와 활용성은 좋지만, 공격이 약한 선수’라는 선입견과 꼬리표가 있었다. 이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지난 2년의 성적을 보면 이는 정면으로 반박하기는 어려운 명제였다. 김하성의 2021년 조정득점생산력(wRC+)은 리그 평균보다 30%나 떨어졌고, 지난해 많이 올랐다고는 해도 평균보다 5% 오른 남짓이었다. ‘특급’의 기준으로 가기에는 공격력이 다소 처진 건 사실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김하성의 주 포지션이 2루 혹은 유격수임을 고려할 때 꽤 괜찮은 생산력을 뽑아내고 있어서다. 김하성은 전반기 85경기에서 타율 0.258, 10홈런, 16도루, 31타점을 기록했고 득점 생산력은 동일 상황 선수보다 13%가 높다. 그 결과 ‘팬그래프’가 집계한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 전반기까지만 3.0을 쌓아 지난해(3.7) 수치에 벌써 근접했다.
이런 활약을 시즌 끝까지 이어 가는 게 과제라고 할 만하지만, 전반기만 놓고 보면 김하성은 팀에서 최고 수준의 공헌도를 쌓았다. 샌디에이고 지역 전문 스포츠 매체이자 저명 저널리스트와 협업하는 팟캐스트를 운영하는 ‘이스트빌리지 타임스’도 12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의 올해 전반기를 결산하면서 ‘가장 기분 좋은 서프라이즈’로 김하성을 뽑았다.
‘이스트빌리지 타임스’는 ‘대부분은 스타 선수들이 생산력을 책임질 것으로 생각했으나 예상치 못했던 것은 김하성의 등장이었다. 그는 bWAR(베이스볼 레퍼런스 집계 WAR)에서 4.1로 전체 4위에 올라 있다’고 놀라워하면서 ‘또한 OAA(타구질을 고려했을 때 리그 평균보다 얼마나 더 많은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에서도 +11로 메이저리그 공동 선두’라면서 김하성의 전반기를 극찬했다.
이어 이 매체는 ‘그는 또한 dWAR(수비로 쌓은 WAR)에서 2.1로 메이저리그 전체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는 골드글러브를 쉽게 수상할 수 있는 페이스로 가고 있으며, 심지어 플래티넘 글러브와 경쟁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골드글러브 중에서도 ‘최고 수비수’에게 주는 타이틀이 바로 플래티넘 글러브다. 골드글러브 수상자 중에서 딱 1명만 이 영예를 차지할 수 있는데 감독과 코치 등 현장 관계자들의 투표가 75%를 차지하고, 미국야구연구협회(SABR)가 집계하는 수비 지표 25%를 합산한다.
김하성은 수비 지표에서는 이미 정상급이다. DRS(수비로 얼마나 실점을 막아냈는지 측정하는 지표), 그리고 OAA에서 모두 2루수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DRS에서는 리그 전 포지션을 다 따져도 가장 높다. 25%에 포함되는 점수는 최고점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다. 여기에 이제 김하성은 ‘수비를 아주 잘하는 선수’라는 이미지가 박혔다. 현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고, 이는 지난해 골드글러브 최종후보 포함으로 증명됐다.
‘이스트빌리지 타임스’는 ‘방망이도 같이 좋아졌다. 그는 113의 OPS+를 보유 중이고, 0.349의 출루율은 팀에서 2위다. 심지어 라인업에서 리드오프 자리로도 몇 경기에 나갔다’면서 ‘간단히 말해 김하성은 최고의 수비수 중 하나이고, 평균 이상의 타자가 되어가고 있다. 이 팀에 매우 귀중한 존재’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매체의 평가대로 김하성은 각종 수비 지표에서 최고점을 얻고 있으며, 샌디에이고에서는 상위권 생산력을 가진 타자다. 전반기 팀 MVP 중 하나라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이 기세를 후반기에도 이어 간다면, 2024년 시즌이 끝나고 찾아올 자유계약선수(FA) 자격에서도 큰 성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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