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녀 전세사기’ 母, 1심 징역 10년… 선고 후 실신

서울 강서구 빌라 밀집지역./뉴스1

서울 강서구와 관악구 등 수도권 지역 빌라 500여채를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로 사들인 뒤 보증금을 빼돌린 ‘세 모녀 전세 사기단’의 주범인 모친이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이준구 판사는 12일 사기 및 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58)씨에게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검찰 구형량과 같은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전세 사기 피해자 85명에게 보증금 183억 58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가 인정된 것이다.

김씨는 이번 사건과 별도로 피해자 220여명에게 보증금 500억원 가량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어 최종 형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재판부는 “김씨는 처음부터 임대차 보증금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피해자를 속여 재산상 이익을 얻었다”며 “서민층과 사회초년생 등 피해자들 삶의 뿌리를 흔드는 범행으로 죄질이 나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김씨는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고, 일부 피해자가 보증금 대위변제를 받아 퇴거하자 단기 월세 임차인을 들이는 등 경제적 이익 추구에만 몰두했다”고 지적했다.

피고인석에서 선고 내용을 듣던 김씨는 ‘징역 10년’을 듣고 자리에서 쓰러졌다. 김씨가 호흡곤란을 호소하자 법정 경위가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를 진행했다. 이후 깨어난 김씨는 휠체어를 타고 법정을 빠져나갔다.

피해자 측 공형진 변호사는 선고 직후 “전문적인 전세 갭투자 사기에 대해 앞으로 엄벌을 하겠다는 취지에서 판시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피해자들 입장에서는 전세 보증금에 대한 회복이 제일 중요한데, 정치권과 입법자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