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오픈이노베이션 전략 수정…“M&A로 신약 발굴”

김열홍 유한양행 R&D 총괄 사장
“전략적 투자 배제하고 직접 기술 도입”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2023′(BIX) 기조강연

김열홍(왼쪽에서 네번째) 유한양행 연구개발(R&D) 총괄 사장은 12일 서울 코엑스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3'(BIX)에서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 김용주 레고켐바이오사이어언스 대표./김명지 기자

국내 바이오벤처와 협업으로 국산 항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를 발굴한 유한양행이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수정한다. 유한양행은 그동안 국내 유망 바이오벤처에 직접 투자하는 전략적 투자(SI) 전략을 취했는데, 앞으로는 유망 파이프라인을 직접 도입하거나 벤처를 인수합병(M&A)하는 방향으로 연구개발(R&D)를 강화한다는 포석이다.

김열홍 유한양행 연구개발(R&D) 총괄 사장은 12일 서울 코엑스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3′(BIX) 기조강연에서 “유한양행은 앞으로 오픈이노베이션을 할 때 전략적(SI) 투자는 배제하고 유망한 후보물질이라면 직접 라이선스 인하거나 투자 파트너링 기업의 최대 주주로 오르는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픈이노베이션은 바이오벤처, 학계, 연구소 등과 협업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장하는 개방형 혁신 연구개발 전략을 뜻한다. 김 사장은 고려대 의대 종양혈액내과 교수 출신으로 지난 3월부터 유한양행의 R&D를 지휘하고 있다.

김 사장은 “유한양행은 현재까지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규모가 누적 5000억 원에 달한다”며 “그런데 현재 여러 이유로 엑시트할 방법이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앞으로는 직접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거나 200억~400억 원을 투자해서라도 1대 주주로 오르겠다는 전략으로 내부적으로 정리했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의 R&D 전략 전환은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유한양행이 그동안 다양한 유망 바이오 벤처에 전략적 투자를 실시했다면, 앞으로 가능성과 성과를 나타내는 기업을 추려서 밀도 있는 투자를 하겠다고 결정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0일 렉라자의 1차 치료제 허가 기념 간담회에서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에 대해 “과거와 같은 전략을 구사하기엔 어려운 점이 있다”며 전략 변경을 시사했다. 유한양행이 투자한 국내 바이오벤처는 엔솔바이오사이언스(지분율 8.4%), 테라젠이텍스(7.8%), 제넥신(0.6%), 네오이뮨텍(1.3%), 에이프릴바이오(10.2%), 지아이이노베이션(3.9%) 등인데, 지분율은 10%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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