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환 대법관 후보자 "압수수색영장 발부율 높아…검토 필요"(종합)
"김명수 체제 편향 시각 많은 것 안다…가족 주식 보유도 송구"
(서울=뉴스1) 이세현 박승주 박종홍 임세원 기자 = 서경환 대법관 후보자(57·사법연수원 21기)가 법원의 압수수색영장 발부율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정치권의 지적에 동의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가족의 비상장 주식 보유 논란과 성범죄 판결의 성인지감수성 부족 지적에는 "좀 더 숙고했어야 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2일 전체회의를 열고 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여야는 이날 서 후보자에게 압수수색영장 발부율, 검수완박법의 위헌 여부 등 현안에 대해 집중 질문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5년간 사건의 총량은 그대로인데 영장청구건수와 발부가 두배로 늘고 발부율은 99%나 된다"며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후보자의 의견을 물었다.
이에 서 후보자는 "동의한다"면서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과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일부 기각된 경우를 제외하면 발부율이 99%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신고범위를 일탈한 집회, 미신고 집회, 금지통고된 집회 등 불법 집회라도 무조건 금지하지 않고 사회의 안녕과 질서에 명백하게 위험을 초래한 경우만 해산하라고 대법원은 판단하고 있다"면서 "법원의 기준을 정부가 무시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서 후보자는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면서 "무시당한 국민이 권리구제를 받아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김회재 민주당 의원은 "위헌입법적인 검찰청법 시행령을 근거로 수사하는 것이 많다"며 "판사가 재판할 때 직권으로 위헌입법된 검찰청법 시행령 심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후보자는 "결론을 말씀드리지 못하겠다"면서도 "다퉈볼만한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과거 서 후보자가 판결한 성범죄 사건의 양형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다수 나왔다.
박 의원은 "후보자가 광주고법 재직 당시 징역형 집행유예 기간 중 성범죄를 저질러 징역 4년이 선고된 사건을 맡았었다"며 "후보자는 피고인이 반성한다는 이유로 징역 4년에서 2년6개월로 감형했는데 이 범죄자는 출소 4일만에 재범했고 피해자 3명에게 동종 성범죄를 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광주고법 재직 당시 자료를 보면 후보자가 '합의했다' '반성했다'는 이유로 성폭력 범죄자를 감형한 사례가 많다"고 거론했다. 이에 서 후보자는 "미처 몰랐다"며 "송구하다"고 답했다.
오후 질의에서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도 "처벌불원이나 합의를 이유로 무조건 감형하거나 집행유예를 선고해서는 안된다"며 "성범죄 사건을 처리할 때 생각하는 기준을 말해달라"고 했다.
서 후보자는 "합의하고 항소심 온다고 관대한 처벌을 하는 것은 아니다"며 "나름 법과 기준에 따라 (판결)했는데 조금 더 숙고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서 후보자는 가족의 비상장 주식 논란과 관련해서도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문회에 앞서 서 후보자 배우자와 장남이 비상장회사 한결 주식을 각각 15만주, 5만주 보유한 사실이 알려졌다. 해당 주식은 매입 4년 만에 평가액이 7배 넘게 오르며 투기 논란이 일었고 서 후보자는 최근 주식을 전부 처분했다.
서 후보자는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 인사청문회 전에 정리했다"고 말했다.
서 후보자는 한결이 부동산 매입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한결의 기존 주주였던 배우자의 지인이 도움을 요청했고 이에 서 후보자 배우자와 장남이 2억원을 출자해 그 상당의 주식을 취득했다고 설명했다.
'노란봉투법'과 관련한 질의도 나왔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대법원이 노조의 불법 행위에 예외를 인정하는 판결을 했다"며 "노란봉투법을 두고 여야간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대법원이 한쪽 편을 들어줬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서 후보자는 "오래된 사건인데 너무 지체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고 대법원이 판단해 선고했을 수 있지만 제가 재판에 직접 관여하지 않아 정확히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노란봉투법은 입법 사안"이라며 "법원은 국회의 입법에 영향을 미칠 수 없고 미치려 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가 정치적 편향성을 보인다는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는 "답변하기 어렵다"면서도 "편향적이라는 시각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국회는 13일 오후 서 후보자의 심사경과보고서 채택 건을 상정해 심사할 계획이다.
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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