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이 성추행했다고 말 맞춰”…‘무고’ 실토한 국대선수들, 왜?

장애인 펜싱 국대 선수들 “성추행범으로 엮어서 감독직에서 내리자고 모의했다” 실토
박감독은 사브르, 코치와 선수들은 에페가 주종목이기 때문으로 추정
박감독 “지옥 같은 시간…성추행으로 엮이면 유죄 추정의 원칙” 토로

채널A 캡처

 
성추행범으로 몰려 재판을 받았지만 무죄 선고를 받은 장애인 펜싱 국가대표팀 전 감독이 선수들의 모함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장애인 펜싱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이자 국가대표 감독이었던 박인수씨는 지난 2020년 소속 코치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런데 박씨의 혐의가 모함에 의한 것이었다는 판결이 나왔다. 1심 재판부는 “누군가의 제안으로 다른 선수들이 피해 사실을 들은 것으로 입을 맞춘 사실이 인정된다”며 박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대표팀 일부 선수들은 허위로 진술한 사실을 실토했다. 1심 선고 후 이들은 진술서를 통해 박씨를 “성추행범으로 엮어서 감독직에서 내리자”고 모의했다며 “박인수 감독님께 엎드려 사죄드린다”고 전했다.

채널A 캡처

 
박씨는 이러한 사태의 이유를 파벌 갈등으로 추정했다. 박씨는 사브르, 코치와 선수들은 에페가 주종목이기 때문.

실제로 성추행을 주장했던 코치는 박씨가 이 사건으로 감독직에서 물러나자 신임 감독에 지원했다. 재판부 역시 “(코치와 선수들이) 박씨가 국가대표 감독직에서 물러나는 것을 바라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3년이다. 저한테는 악몽 같은 30년 같았다. 사람 인생을 이렇게 망가뜨렸다”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아니라고 해도 안 믿어준다. 증인들이 있으니까. 성추행으로 엮이면 유죄 추정의 원칙이 돼버린다”고 억울해했다.

해당 코치는 여전히 추행당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 결국 박씨는 이달 초 코치를 무고로, 일부 선수들을 무고 교사로 경찰에 고소했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