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급락" 기대감 높지만…증시에 상승 모멘텀 될까[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3. 7. 12.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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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미국의 지난 6월 소비자 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치를 하회하며 증시에 새로운 상승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고조되고 있다.

CPI 데이터는 12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12일 오후 9시30분)에 발표된다.

11일에 발표된 지난해 6월 만하임 중고차 지수는 전년비 10.3% 급락하며 6월 기준 사상 최대폭으로 내려갔다. 이에따라 CPI 상승률 역시 예상 이상으로 빠르게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만하임 중고차 지수는 지난 6월까지 10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미국 증시가 이번주 들어 11일까지 2일 연속 상승한 것도 지난 6월 CPI에 대한 낙관론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월가 대표적인 강세론자인 펀드스트랫의 톰 리는 지난 6월 CPI 상승률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이번주 S&P500지수가 100포인트, 2.3% 상승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UBS 글로벌 자산관리의 미주 지역 자산 배분팀장인 제이슨 드라호는 마켓워치에 "지난 6월 헤드라인 CPI와 근원 CPI 모두 상당 수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 정도 수준이 몇 개월간 이어지면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해결됐다고 확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경우 연준(연방준비제도)이 금리를 더 높이, 더 오래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줄어들어 결과적으로 경기 침체 리스크도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6월 CPI는 전년비 3.1%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 5월 4.0%에서 크게 낮아진 것이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의 전년비 상승률은 지난 5월 5.3%에서 6월에는 5.0%로 하락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이치뱅크는 CPI 내 중고차 및 트럭 가격이 지난 6월에 큰 폭으로 하락한 만하임 중고차 지수를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며 이러한 상관관계가 유지된다면 중고차와 트럭 가격이 올 하반기에도 전반적인 CPI 상승률을 끌어내리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인 잰 해치우스는 중고차 가격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며 지난 6월 근원 CPI의 전월비 상승률이 0.2%로 WSJ가 조사한 시장 컨센서스 0.3%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앞으로 수개월간 주거비 인플레이션 둔화와 중고차 가격 하락, 비주거 서비스 인플레이션 둔화로 근원 CPI의 전월비 상승률이 평균 0.2~0.3%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지난 6월 CPI 상승률이 예상치를 밑돈다고 해도 오는 25~2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는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근원 CPI 상승률이 여전히 연준 목표치(2%)를 2배 이상 웃돌고 고용시장도 호조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6월 CPI 상승률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이 추세가 몇 개월간 이어진다면 이달 금리 인상이 마지막 금리 인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CPI 데이터는 중시 방향을 결정하는데 중요하다.

한편, 일각에서는 지난 6월 CPI 상승률이 예상치를 소폭 하회한다고 해도 증시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BCA 리서치의 미국 주식 전략 수석 전략가인 아이린 툰켈은 "이미 시장에 호재가 많이 반영된 상황에서 어떻게 호재에 놀랄 수 있겠느냐"며 "낙관적인 심리"와 "과도한 현금 보유"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현재 증시가 랠리를 이어가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증시가 상승하기보다 오히려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시장에 반영된 것만큼 CPI 데이터가) 긍정적인 서프라이즈로 나오지 않는다면 증시는 정말 쉽게 하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툰켈은 통화정책이 성장 제약적인 상황에서 지나치게 낙관적인 심리, 기술기업의 과도한 밸류에이션 확대, 경제 전망 개선 등은 증시가 쉽게 실망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며 "승리를 축하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고 강조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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