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수렁에···폐업 57%가 '지방 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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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가 조금씩 되살아나는 상황에서도 지방의 분양 시장은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 상반기 폐업 신고한 건설사의 절반 이상이 지방에 소재한 데다 이들의 파산과 부도가 계속되면서 지방 건설사는 악화 일로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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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전북·부산·충남 등 1031곳
파산신청도 12곳 중 7곳 지방소재
법인회생 신청은 수도권이 더 많아
부동산 경기가 조금씩 되살아나는 상황에서도 지방의 분양 시장은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 상반기 폐업 신고한 건설사의 절반 이상이 지방에 소재한 데다 이들의 파산과 부도가 계속되면서 지방 건설사는 악화 일로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폐업 신고한 건설사 1794개 중 절반 이상(1031개)인 57.5%가 지방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전남(115개), 전북 (113개), 부산(108개), 충남(102개) 등에서 폐업 신고가 많았다.
이 같은 현상은 도산에서도 나타났다. 올 상반기 법원에 파산 신청을 한 건설사는 최소 12개이며 이 중 수도권 소재는 5개인 반면 지방 소재는 7개였다. 올 들어 당좌거래가 정지되며 부도가 난 건설사 6곳도 모두 부산과 대전 등 지방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눈에 띄는 점은 법인 회생을 신청한 건설사의 경우 수도권에 소재한 비중이 더 높았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법인 회생 신청을 한 건설사는 최소 31개로, 이 중 수도권 소재 건설사는 18개였던 반면 지방 소재 건설사는 13개에 그쳤다. 전영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실장은 “지방 소재 업체가 수도권 소재 업체보다 대개 영세한 데다 지방의 경우 기업 규모나 실적 기준으로 양극화도 더 심하게 나타난다”며 “건설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도 수도권 소재 업체는 기업 회생을 통한 양수·양도 가능성이 있지만 실적이 미비한 지방 소재 업체는 양수·양도 가능성이 낮아 아예 폐업이나 파산을 선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방 소재 건설사가 더욱 어려움을 겪는 것은 분양 시장이 되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수도권은 최근 고분양가 논란 속에서도 많은 단지들이 속속 완판을 이어가고 있지만 지방은 여전히 미분양 물량으로 시름하는 형국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수도권의 경우 지난해 5월 기준 3563가구였던 미분양 물량이 올 5월 1만 799가구로 총 7236가구 늘었으나 같은 기간 지방은 2만 3812가구에서 5만 8066가구로 무려 3만 4254가구나 급증했다. 더 큰 문제는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이다. 올 5월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총 8892가구로, 수도권은 전월(1649가구) 대비 2.0% 감소한 1616가구로 집계된 반면 지방은 전월(7067가구) 대비 3.0% 늘어난 7276가구로 나타났다.
이는 건설경기실사지수에서도 확인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매월 발표하는 건설경기실사지수는 건설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이들이 체감하는 경기 수준을 보여주는데 지난달 서울의 건설경기실사지수는 89.4를 기록하며 지난해 12월(50.6) 대비 큰 폭의 회복세를 보였다. 문제는 지방이다. 지난해 10월 51.7을 나타내며 처음으로 50선으로 추락한 지방의 건설경기실사지수는 이후 소폭 상승하며 올 1월 54.8까지 올랐지만 여전히 60선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건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방의 건설 경기가 여전히 침체한 상황에서 수도권의 분양 경기만 되살아나면서 지역 간 양극화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이 때문에 그간 분양을 미뤘던 건설사들도 수도권에 소재한 단지 위주로 분양에 나서고 있어 당분간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를 줄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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