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여정 ‘위협’ 다음날 ICBM 도발… 탄두 따라 美 전역 타격권

구현모 2023. 7. 1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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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처음으로 한국을 '남조선' 대신 '대한민국'이라고 부른 지 하루 만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도발을 감행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의 ICBM 발사에 대응해 12일(현지시간) 현지에서 긴급 NSC 상임위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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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찰기 빌미로 무력시위
고각 발사 후 1000㎞ 비행
74분 날아… 역대최장 기록
尹, 나토서 긴급 NSC 주재
북한이 처음으로 한국을 ‘남조선’ 대신 ‘대한민국’이라고 부른 지 하루 만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도발을 감행했다. 사거리를 감안하면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 공군 전략정찰기의 동해 상공 정찰비행을 문제 삼은 북한이 한국을 건너뛰고 미국과 직접 상대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북한에 강력하게 경고했다.
북한이 동해상으로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12일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TV 스크린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우리 군은 오늘 10시께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장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며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돼 약 1천km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는 12일 “오전 10시쯤 평양 일대에서 동해로 발사된 장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며 “고각으로 발사돼 약 1000㎞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지난달 15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쏜 지 27일 만이다. ICBM 발사는 4월13일 이후 90일 만이다.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ICBM은 발사 후 약 74분간 비행해 오전 11시13분 홋카이도 오쿠시리섬 서쪽 250㎞ 해상에 추락했다. 74분은 북한의 역대 ICBM 발사 중 최장 비행 시간에 해당한다. 고각으로 발사된 미사일은 6000㎞ 고도까지 치솟았다. 미사일 탄두 무게를 조정하면 사거리가 1만5000㎞를 넘을 수도 있는데, 이 경우 미 본토 전역이 타격권에 포함된다.

ICBM의 제원은 ‘화성-17형’ 또는 고체연료를 쓰는 ‘화성-18형’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지금까지 화성-17형의 비행 시간보다 4∼5분 정도 길어 (화성-17형이) 아닐 가능성도 크다”고 밝혔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북한은 지난 10, 11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담화를 통해 미 공군 전략정찰기가 동해 배타적경제수역(EEZ) 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하며 군사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위협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이 도발을 이어 가는 것은 최근 정찰위성 발사 실패로 김정은 체제가 정치적으로 타격을 입어 국면 전환을 꾀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에서 긴급하게 주재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에게 관련 보고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의 ICBM 발사에 대응해 12일(현지시간) 현지에서 긴급 NSC 상임위를 개최했다. 회의는 용산 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센터와 화상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우리 군은 북한의 어떠한 위협도 억제·대응할 수 있는 확고한 한·미 연합방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를 통해 ‘워싱턴 선언’에 따라 확장억제 실행력을 더욱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개발은 국제사회의 더욱 강력한 대응과 제재에 직면할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구현모·곽은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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