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앤장 사건 안 맡겠다”는 권영준 ‘오히려 좋아’?…배당 형평성·전원합의체 심리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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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 의견서'로 논란을 빚은 권영준 대법관 후보자가 "법률의견서를 낸 로펌 사건을 회피하겠다"고 밝혔지만, 사건 배당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 후보자가 회피해야 하는 법무법인 대부분이 대형 로펌인 탓에 다른 재판부가 까다로운 사건을 떠안을 수 있어서다.
12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권 후보자가 전날 대법관으로서 자신과 관련한 로펌 사건을 회피하겠다고 한 발언은 이해충돌방지법을 근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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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 의견서’로 논란을 빚은 권영준 대법관 후보자가 “법률의견서를 낸 로펌 사건을 회피하겠다”고 밝혔지만, 사건 배당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 후보자가 회피해야 하는 법무법인 대부분이 대형 로펌인 탓에 다른 재판부가 까다로운 사건을 떠안을 수 있어서다.
이에 대해 권 후보자는 전날 “비록 독립적 지위에서 학자의 소신에 따라서 의견서를 작성·제출했지만 공정성 우려가 있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다”며 “이해충돌방지법에서 정한 모든 신고·회피 신청 절차를 이행하겠다”고 했다.
권 후보자가 실제 이들 로펌 사건을 기피하게 되면 해당 사건은 그가 속하지 않은 재판부로 배당된다. 문제는 그가 기피하겠다는 로펌이 모두 열손가락 안에 꼽히는 대형 회사라는 데 있다. 이들 로펌은 수임료가 비싼 만큼 쟁점이 복잡하거나 고액이 걸린 사건을 다루는 경우가 많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결국 권 후보자가 없는 재판부에 심리가 까다로운 사건이 몰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의 한 현직 판사는 “단순 폭행 사건인데 누가 비싼 돈을 들여 김앤장을 선임하겠냐”면서 “대형로펌이 선임된 사건이 다루기에 까다로운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른 부장판사는 일선 법원에서도 친인척이 속한 로펌 사건은 해당 재판부에 배당하지 않는 점을 언급하며 “어느 재판장이 자기 배석(판사)들한테 우스갯소리로 ‘내가 김앤장 다니는 가족이 없어서 미안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제척 사유가 없는 재판부에 심리가 어려운 대형 로펌 사건이 연이어 배당되자 이런 말을 했다는 것이다.
소부(小部) 사건이 아닌 전원합의체로 해당 로펌 사건이 회부되는 경우도 문제다. 전체 대법관 3분의2 이상으로 구성해야 하는 요건 상 다른 대안이 없어, 권 후보자는 사건 심리에서 제외해야 할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도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상당수 사건을 회피해야 할 텐데, 대법관으로서 역할 수행에 문제가 있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권 후보자가 회피를 약속한 것에 대해 법원 관계자는 “문제 제기된 이해충돌 소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후보자가 관련 법령을 엄격하게 적용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기관장인 대법원장이 실제 정상적인 업무가 어려운 상황인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https://www.segye.com/newsView/20230705524726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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