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노동자 유족 "카트 17㎞ 밀다 숨졌는데 코스트코 사과 한마디 없어"
서영지 기자 2023. 7. 12. 18:00
지난달 19일 대형마트인 코스트코 하남점에서 무더운 날씨에 쇼핑 카트 정리 업무를 하던 노동자 A씨가 숨졌습니다. A씨의 아버지는 "아들이 사망한 지 3주가 지나고 있는데 본사의 누구도 저희에게 유감 표명을 한 적이 없다"고 원통해 했습니다.
A씨의 아버지 김모씨는 오늘(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를 하고 "아들이 직장에서 근무하다가 온열로 숨졌는데, (본사는) 산재 처리는 유족 측이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나온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씨는 아들이 2019년 입사 후 캐셔 업무를 보다가 지난달 5일 주차 업무로 보직이 바뀌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주차 부서에서 카트를 수거하고 정리하는 업무를 맡은 겁니다.
사고는 새 업무를 맡은 지 2주만인 지난달 19일 벌어졌습니다. 당일 오후 12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일하던 A씨는매시간 200개 정도의 카트를 매장 입구로 밀고 다녔습니다. 이날 낮 최고 기온은 33도였습니다. 냉풍기 하나 없는 야외 주차장에서 A씨가 이날 카트를 밀며 다닌 거리는 17㎞였습니다.
김씨는 "(아들이) 보통 10시간 동안 26㎞를 걸어 다녔다"며 "사망 이틀 전엔 26㎞, 전날엔 22㎞를 걸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3시간마다 15분씩 쉬기로 한 휴게시간도 잘 지켜지지 않았다"며 "3시간이 넘어도 5층에 있는 휴식공간까지 왕복 9분이 걸려 차라리 주차장 한쪽에서 쪼그려 앉아 쉬었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사고 전날인 지난달 18일 A씨는 어깨·가슴 통증과 함께 호흡 곤란을 호소했습니다. A씨는 가족 카카오톡 방에 "내일 병원에 가야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씨는 "타 지점보다 해당 매장의 주차 인원이 6~7명 모자랐고, 과중하게 일한 것 같다"며 "지병 없이 건강하고 성실하게 일하던 아들이다. 지금은 옆에 없지만 너무 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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