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계일주2' 김지우 PD "기안84 대상? 영광스럽고 감사하지만…"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김지우 PD가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의 뜨거운 인기와 호평에 조심스러운 반응을 남겼다.
12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이하 '태계일주') 시리즈를 연출한 김지우 PD를 만났다.
'태계일주'는 웹툰 작가 기안84의 여행을 다룬 예능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12월 첫선 보인 시즌1이 기안84와 180만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 배우 이시언의 남미 여행기를 그렸다면, 시즌2는 기안84, 빠니보틀, 해군 특수전전단(UDT) 출신 유튜버 덱스가 인도로 떠난다.
MBC '나 혼자 산다'에서 꾸밈없고 털털한 매력으로 사랑받은 기안84는 배낭여행의 '끝판왕'으로 일컬어지는 인도에서 제대로 존재감을 떨친다. 스스럼없이 갠지스강에 들어가 수영을 하고 맨손으로 식사를 즐길뿐더러 기차역 바닥에 드러누워 잠을 청한다.
빠니보틀은 국내 1위 여행 유튜버다운 특출난 소통 능력과 배려심을 보여주고, 덱스는 막내 특유의 맑고 넉살 좋은 성격으로 분위기를 드높인다. 개성 다른 셋의 조화에 힘입어 '태계일주2'는 지난달 11일 1회 시청률 4.7%로 시작해 지난 9일 5.7%까지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2049 시청률에선 일요 예능 터줏대감으로 자리잡은 SBS '미운 우리 새끼'도 뛰어넘었다.
김 PD는 "몇 년 만에 처음 있는 사건이라더라. 큰일이라고 들었다"며 "시청률 그래프를 보면 다른 프로그램은 어떤 프로그램이 시작하면 꺾이기도 하고 오르기도 하는데 저흰 시작할 때 쭉 올라서 끝나면 떨어지더라. 저희 프로그램을 위해 TV를 켜는 시청자가 생긴 거다. 평균 시청 나이대도 더 낮더라. TV를 안 보던 시청자도 보게됐다는 점이 제일 뿌듯하고 좋다"고 말했다.
'태계일주'는 일찍이 시즌3 제작을 확정했다. 여행지와 출연자를 고민 중이라는 김 PD는 "시청자들이 좋아해주실 만한 케미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다"며 "속 시원하게 말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웃었다. 또 "시즌2는 8회로 편성했는데 연장됐다. 10회로 나간다"고 귀띔해 기대감을 높였다.
올해 MBC 방송연예대상 최고 영예는 '태계일주'로 2년 연속 대박을 터뜨린 기안84가 가져갈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온다. 하지만 김 PD는 "저희 입장에선 너무 조심스럽다. 사실 영광스럽고 감사하다. 받으면 좋지만 최대한 언급을 안 하려 하고 있다"며 "프로그램이 잘돼서 기안84가 좋아하더라. 가끔 치킨 먹으며 본방송을 볼 때가 있다. 자기가 나오는 부분에 웃고 즐거워하더라"라고 알렸다.
김 PD는 '태계일주' 시리즈를 거치며 기안84의 반전 매력을 알게 됐다. "한국에서의 기안84는 MBTI로 따지면 I, 내향적이고 깊은 관계를 추구했다"는 김 PD는 "인도에선 깊은 친화력으로 모르는 현지인과도 적극적으로 친해지고 가까워지더라"라고 봤다.
그러면서 "시청자들이 '인도 vs. 기안'이라고 하면서 '누가 이길까?' 하던데 '여행은 하나가 되는 게 아닐까'라고 먼저 이야기해주셨다. 동화되려는 노력을 해줘 놀랐다"라며 "한국에서도 바닥에서 털털하게 밥 먹는 거 좋아하잖냐. 인도에서도 현지인과 같이 바닥에서 식사하고 기차역에서도 눕는 모습을 보고 한국에서와 하나도 다르지 않더라"라고 전했다.
김 PD는 기안84에게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며 고마워했다. "기안TV란 이름으로 카메라를 쥐어 드린다. 편집을 같이 하는 후배 PD도 '기안TV 없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하더라"라는 이유에서다. 김 PD는 "소수의 인원이 가서 다른 프로그램만큼 자료가 많지 않은데 잘 찍어줬다"며 "열린 마음으로 현지인의 삶을 잘 받아들이고 하나 되고 싶어하는 모습이 담겨 인도의 다양한 면이 나온 게 아닌가"라고 부연했다.
더불어 "빠니보틀은 여행 크리에이터 중 최고인데 함께 여행 와서 경력직으로서 역할을 잘해줬다. 기안84와 덱스가 가기 어렵거나 하기 힘든 여행을 풍부하게 만들어줬다. 중재자 역할도 해줬다"며 "시즌1보다 시즌2가 쉽지 않은 여행지라 덱스의 야생성, 강인함이 도움되지 않을까 생각해 함께하게 됐다. 한편으론 전혀 다른 '장지컬', '덱쪽이' 같은 모습을 보여줘 프로그램을 풍부하게 만드는 재미가 있었다"고 밝혔다.
'태계일주2'는 이제 막 반환점을 돌았다. 김 PD는 이번주 본격적으로 '기덱빠' 삼형제의 완전체 여행이 시작될 거라며 "하나, 둘과 또 다른 셋의 케미와 각자의 방식으로 인도를 즐기는 모습이 나온다. 바라나시에서 역사와 전통, 델리에서 현재와 미래를 봤다면 암리차르에선 편견을 깨는 새 모습을 보여드릴 거다"라고 예고한 뒤 "일요일에 맛있는 거 하나 드시며 같이 여행가는 느낌으로 따라와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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