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대표후보 공모 마감하니, 후보 압축할 ‘인선자문단 역할’이 고민
공모엔 전직 KT 임원, 교수 출신 등 지원
KT 차기 대표이사 공모 절차가 마감된 가운데 그간 대표 선출 시 주요 후보군을 압축하는 역할을 해온 인선자문단 활동 범위가 의제로 부상했다.
새로 구성된 이사회 중심으로 대표를 신속하게 선출해야 하는데 자문단이 깊숙이 개입하면 ‘옥상옥’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이사회 구성원들의 ‘밀실 짬짜미’를 견제하기 위해 자문단이 거름 장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12일 오후 6시 마감된 KT 차기 대표 공모에는 전직 KT 임원뿐 아니라 기업 사외이사 경험이 있는 교수와 정·관계 출신 인사 등이 참여했다. 사내에서는 부사장급 이상 후보군 외에 주주 추천으로 현직 임원 중 1명의 이름도 접수됐다고 알려졌다.
KT는 후보 모집 절차가 종료됨에 따라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대표 선출 일정과 방식 등을 확정할 예정이다.
앞서 회사 지배구조 개선안을 만든 KT 뉴 거버넌스 구축 태스크포스(TF)는 대표 후보 심사 과정에 외부 전문가의 객관적인 평가를 확보하기 위해 인선자문단을 구성해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는 사내·외 대표 후보군 구성과 1차 서류 평가 지원, 2차 비대면 면접과 3차 대면 면접 시 독립적인 심사 의견을 작성해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전달하는 역할이다.
그러나 KT 이사회 구성원 일부가 인선자문단의 역할이 자칫 옥상옥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사외이사 8명 중 7명이 새로 뽑힌 만큼 이사회 중심으로 속도감 있게 신임 대표를 선출해야 하는데 자문단 활동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논리다.
앞서 지난 2월 전원 외부 인사로 구성된 인선자문단은 차기 대표에 응모한 34명의 후보를 4명으로 압축한 바 있다. 이들이 선별한 숏리스트는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과 임헌문 전 KT 매스총괄(사장), 윤경림 전 KT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 신수정 전 KT 엔터프라이즈부문장(부사장)이었다.
당시 자문단에는 권오경 전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김주현 전 법무부 차관, 신성철 전 카이스트(KAIST) 총장, 정동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정해방 전 기획예산처 차관 등 명망가들이 참여했다. 하지만 정부·여당에서는 압축된 후보 4명의 면면을 들어 “그들만의 리그”라고 비판했다. 결국 최종 후보가 된 윤경림 전 사장도 대표 레이스를 중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KT 안팎에서는 인선자문단의 역할이 축소되면 거꾸로 ‘이사회 카르텔’이 될 수 있다고 비판한다. 가뜩이나 회사 정관에 명시된 대표 자격 요건에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전문성’이 빠진 상황에서 낙하산 임명을 손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새 대표이사 선임을 앞두고 인선자문단을 새로 구성할지 등도 논란거리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사외이사가 여권 입김에 영향을 받는다고 의심받는 상황에서 전문성이 떨어지는 낙하산 인사를 거르기 위해서라도 인선자문단 실질화를 통한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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