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간 욕설에 폭행도 모자라 아내 괴롭히는 방법까지 검색한 남편

YTN라디오(FM 94.5)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3년 7월 12일 (수요일)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송미정 변호사

- 피고에게 유책 사유가 명확한 경우, 피고가 혼인관계의 계속을 주장해도 원칙적으로 그러한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아

- 남편의 폭력, 사연자 명의 집에 가압류를 한 행동은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는 말과 행동이 다르기에 이혼 가능해

-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되는 재산은 원칙적으로 부부가 협력해서 이룬 재산. 부모님·가족으로부터 증여·상속 받은 특유재산은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 포함되더라도 기여도가 많이 인정되지 않아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저는 남편과 40년 이상을 살면서 고통을 겪어왔습니다. 욕설과 막말은 물론이고, 폭행까지 견뎌야 했죠. 게다가 저는 만 원짜리 한 장도 제 맘대로 써 본 적이 없습니다. 남편이 용돈을 잘 주지도 않았고, 심지어 친정아버지가 제 명의로 빌라 한 채를 마련해 주신 건물도 임대료를 남편이 관리해 왔죠. 그러던 중, 저는 몸이 아파서 매달 많은 병원비를 내야 했습니다. 저는 결혼해서 따로 살고 있는 아들에게 부탁했습니다. 앞으로 엄마가 건물 임대료를 직접 받을 수 있도록 아버지한테 이야기 좀 잘 해달라고 말이죠. 그러나 아들에게 이 말을 전해 들은 남편은 화를 내며 저를 찾아와서 때렸습니다. 결국 저는 병원에 실려 가서 수술까지 받게 됐죠. 그런데 남편이 얼마나 악독한 사람인지... 제가 남편한테 맞아서 수술받고 회복하는 동안, 제 건물의 임대를 월세에서 전세로 변경한 다음, 늘어난 임대차보증금을 챙겼고, 재산분할을 한다면서 제 건물에 가압류까지 해놓은 거 있죠. 저는 남편과 더 이상 살 수가 없어서 이혼 소장을 보냈는데, 남편은 이혼은 할 수 없다고 버티면서 주변 사람에게 제가 가출한 나쁜 여자라고 소문을 퍼트렸습니다. 게다가 우연히 남편이 사용하는 컴퓨터를 봤는데 '이혼 소송을 할 때 아내를 괴롭힐 방법'을 검색한 기록이 있더라고요. 이제는 이 사람과 갈라서서 제 인생을 살고 싶습니다. 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도와주세요." 안타까운 사연입니다. 사연자분은 이혼을 하고 싶은데, 남편이 지금 이혼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우선 법에서 정한 이혼 사유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 송미정 변호사(이하 송미정): 배우자를 상대로 이혼을 청구했는데, 배우자가 이혼을 거부하더라도 법에서 정한 사유인 부정행위, 아기의 유기, 배우자 또는 배우자의 직계 존속의 부당한 행위, 3년 이상 생사불명, 기타 혼인을 계속할 수 없는 사유가 제대로 입증된 경우에는 배우자가 이혼을 할 수 없다고 버티더라도 이혼하라는 판결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혼을 청구하는 원고에게 법에서 정한 유책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원고의 이혼 청구가 기각될 가능성이 높고, 쌍방 뚜렷한 유책이 없는 경우에는 쌍방에게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있는지, 혼인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부부관계가 파탄되었는지 등을 법원이 조사한 후에 이혼 여부가 결정됩니다.

◇ 조인섭: 그러니까 상대방이 이혼을 거부하더라도 법에서 정한 이혼 사유가 있으면 이혼이 된다는 이야기십니다. 그러면 이 사연 같은 경우는 상대방이 이혼을 거부하는 상황인데, 법원에서 혼인을 계속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방법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송미정: 이혼 소장을 받은 피고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이혼할 수 없다고 하면서 원고와의 혼인관계를 계속하고 싶다고 주장을 하지만, 정말로 피고가 부부관계를 회복하기를 원해서 이혼을 원하지 않는지를 따져봐야 하고요. 만일 피고에게 유책 사유가 명확한 경우에는 피고가 혼인관계를 계속하고 싶다고 주장을 해도 원칙적으로 그러한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쌍방에게 뚜렷한 유책 사유가 없는 경우라도 법원은 피고가 표명하는 주관적 의사, 다시 말해서 혼인관계를 계속하고 싶다고 말만 하는 것을 가지고는 혼인관계가 파탄되었는지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요. 피고가 피고의 말에 상응하는 관계 회복을 위한 진지하고 실질적인 노력을 하는지, 피고의 노력을 통해서 부부관계가 회복될 여지가 있는지를 살펴서 이혼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 조인섭: 그러면 실제로는 이혼할 생각, 이혼을 할 생각이 없으면서 이혼 안 하겠다라고 하는 거는 대부분 재산분할을 해주기 싫어서일까요?

◆ 송미정: 네, 재산분할 때문에 이혼을 못 하겠다고 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득이 있기 때문에요.

◇ 조인섭: 그러면 이 사연자분 같은 경우는 남편은 마치 이혼을 생각해 둔 것처럼 사연자분의 건물의 임대를 월세에서 전세로 변경해서 임대차보증금을 챙겼고, 또 건물에 가압류까지 해놓으셨어요. 이런 점 같은 경우는 말하고 행동이 다른 걸로 보여지지 않을까요?

◆ 송미정: 네, 사연자분의 남편분 같이 피고가 말로는 이혼할 수 없다고 하면서도 상대방 재산의 재산 분할을 대비해서 보전처분을 하는 등 이미 자신도 이혼할 것을 전제로 한 행동들을 하고 있는 경우에는 원고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싶다고 하는 경우나 아니면 원고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싶다고 하면서도 이혼 소송 내내 원고를 괴롭히면서 갈등만 심화시키는 경우와 같은 말과 행동이 다른 때에는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더라도 그 말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가 없기 때문에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 조인섭: 말과 행동이 다른 경우에는 받아주지 않는 거겠죠. 그리고 이 사연 같은 경우는 좀 특이한 부분이 제 남편한테 폭행당했던 점도 주장할 수 있을 것 같고 그거 이외에 또 인터넷으로 사연자분을 괴롭힐 방법을 검색한 사실이 있으세요. 이런 부분도 실제 재판에서 좀 강조할 수 있지 않을까요?

◆ 송미정: 그 사연자분께서는 폭행 때문에 병원에 입원하셨다고 하니까 진단서를 발급받으셔서 남편분에게 이혼 사유가 있다는 점을 확실히 하시고요. 그다음에 사연자분을 괴롭힐 방법을 검색하고 있다는 것을 자료를 수집하셔서 남편분이 저런 행동을 통해서 남편분도 속마음은 사연자분과 사실은 이혼을 하고 싶고 혼인관계를 유지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입증해서 강조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조인섭: 인터넷 검색한 기록 증거를 확보하시는 게 또 관건이 되시겠네요. 그러면 사연자분이 친정아버지에게 받았던 건물은 이혼하게 되는 경우에 재산분할에 들어갈지, 그리고 만약에 들어간다고 했을 때 사연자분이 좀 더 유리한 부분을 입증하려면 어떻게 준비하는 게 좋을까요?

◆ 송미정: 원래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되는 재산은 원칙적으로 부부가 협력해서 이룬 재산인데요. 부부가 협력해서 이룬 재산이 아니고 부모님이나 가족으로부터 증여를 받거나 상속을 받은 재산은 특유재산으로 분류돼서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포함되더라도 기여도가 많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 조인섭: 특유재산은 원칙적으로 그렇죠.

◆ 송미정: 그러니까 재산분할에 유리하게 하시려면 건물을 친정아버지가 해주었다는 것에 대한 자료, 그 다음에 저 건물을 유지하는데 남편분이 별로 보탠 것이 없어 없고 얻은 이득이 많다는 것에 대한 자료를 준비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부동산 등기가 아버님으로부터 사연자분께 넘어온 것이라면 별 문제가 없을 텐데요. 부동산 취득자금을 받아서 사연자분 명의로 취득한 경우에는 취득자금에 대한 출처를 확실하게 확보하시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 조인섭: 친정아버지한테 받았다라고 하는 거에 대한 여러 가지 증거 자료를 좀 준비하시면 도움이 되겠네요. 그러면 지금까지의 상담 내용을 정리해보자면 사연자분은 남편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서 이혼 소송을 제기하셨는데요. 남편은 절대 이혼을 해줄 수 없다라고 버티는 상황입니다. 이런 경우 법에서 정한 혼인을 계속할 수 없는 사유, 이혼 사유를 입증한다면 이혼 판결을 받으실 수 있고요. 또 사연자분의 경우에는 남편분이 폭력을 행하셨고 또 사연자분 명의의 집에 가압류까지 해놓은 것으로 봤을 때, 남편이 이거는 이혼을 할 것을 전제로 한 행동으로 한 것으로 봐서 결국 사연자분이 원하시는 대로 이혼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송미정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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