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보여주러 갔는데···어른들도 큰 감동
여름방학이 성큼 다가왔다. 멋진 공연은 온 가족이 함께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나는 비법이다. 어른과 아이가 손잡고 함께 볼 만한 공연들이 풍성하다. 올해 여름에는 ‘공연장 여행’을 가보는 것도 좋겠다.
한국 대표 아동·청소년 예술공연 축제인 ‘2023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가 돌아왔다. 오는 15일부터 30일까지 서울 대학로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는 ‘공존’을 주제로 국내 작품 4편과 해외 작품 9편을 선보인다. 특히 기후위기를 다루거나 장애인이 즐기는 공연이 눈에 띈다.
개막작인 연극 <해를 낚은 할아버지>는 극단 로기나래가 15~16일과 18일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선보인다. 할아버지가 실수로 해를 낚아 세상에 해가 사라지는 기후위기가 닥치자 할아버지와 동물들이 머리를 맞대고 극복해가는 이야기다. 독특한 상상력으로 동심을 자극하면서 교훈까지 준다.
스코틀랜드 바로우랜드 발레가 오는 21일 아르코예술극장에서 2차례 공연하는 <OH! 타이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어린이 관객을 위한 무용극이다. 22~23일에는 비장애인 버전인 <타이거>를 공연한다. 영국 어린이 극단 대릴앤코가 26~27일 종로아이들극장에서 공연하는 <네모의 세상>은 장애인 예술가 대릴 비튼이 직접 출연하는 오브제극이다.
서울 세종문화회관도 15일부터 ‘여름방학 프로그램’으로 뮤지컬 2편과 음악 공연 2편을 무대에 올린다. 서울시뮤지컬단 창작뮤지컬 <알로하, 나의 엄마들>(7월15일~8월19일)은 하와이로 이주한 엄마들의 연대와 사랑을 그린다. 지난해 초연이 호평받아 올해 재연은 대극장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으로 무대를 옮겼다. <삼양동화>(7월29~30일)는 고전 동화들을 현대 감수성으로 재해석해 성평등, 노동, 환경의 가치를 전하는 뮤지컬이다. 29일에는 ‘아빠돼지 삼형제’ ‘빨간모자야, 네 잘못이 아니야’를, 30일에는 ‘헨젤과 새엄마’ ‘거울을 깬 왕비’를 공연한다.
<슈베르트와 장미요정 샤베트>(7월27일~8월5일)는 2015년부터 매년 꾸준히 사랑받았던 가족음악극이다. 슈베르트의 대표곡 ‘마왕’ ‘아베 마리아’ ‘세레나데’ 등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편곡하고 음악 선생님이 쉽게 소개한다. ‘여름 가족 음악회’(8월31일)에선 서울시합창단,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 가수 윤형주가 함께 무대에 오른다. 남녀노소가 함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클래식, 동요, 대중음악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서울 예술의전당은 오는 22일부터 국내외 우수 공연 3편을 선보이는 ‘어린이 가족 페스티벌’을 연다. <달 샤베트>(7월22일~8월6일)는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수상한 작가 백희나의 그림책이 원작인 음악극이다. 달이 녹아내리는 사건을 통해 어린이의 상상력을 북돋아주고 환경의 소중함을 전한다. 아트 서커스 <두 바퀴 자전거>(8월11~20일)는 디나모 테아트르의 고난도 애크러배틱과 환상적 마술을 경험할 수 있다. 비영역공작단의 연극 <어딘가, 반짝>(8월24~31일)은 외모에 대한 고민을 주제로 자신의 몸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세종 예술의전당에선 오는 22일 뮤지컬 <반쪽이전>, 29일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을 공연한다. <반쪽이전>은 한국 전래동화 ‘반쪽이’에 꼭두각시놀음과 전통 마당놀이를 접목한 창작 국악 뮤지컬이다. <헨젤과 그레텔>은 그림 형제의 동화를 바탕으로 엥겔베르트 훔퍼딩크가 작곡한 3막 오페라이다.
국립정동극장 세실에선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공연하는 판소리극 <긴긴밤>도 주목할 만하다.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받은 동화를 판소리로 창작한 작품이다. 흰바위코뿔소가 아기 펭귄을 바다로 보내주기 위한 여정을 그렸다.
서울남산국악당에선 오는 28~29일 어린이 환경극 <북극곰 이야기>가 어린이 관객을 찾는다. 발에 탈을 씌워 노는 전통연희 ‘발탈’에서 영감을 얻은 탈놀이 공연이다. 얼음이 녹는 북극에서 살아남으려 애쓰는 북극곰 ‘웅이’의 이야기를 통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전한다. 다음달 3~5일 국악인형극 <연희도깨비>는 어린이 관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작품이다. 욕심 많은 형 ‘놀새’의 심부름으로 마음씨 착한 동생 ‘흥덕’이 산에 나무를 하러 갔다가 도깨비와 마주치는 이야기이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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