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경찰 '화장실 몰카' 찍고 강제추행…'실형→집유' 감형 왜?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지구대 화장실에 카메라를 설치해 주로 동료 경찰관을 불법 촬영하고, 강제 추행까지 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직 경찰관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받았다.

12일 뉴스1에 따르면 청주지법 형사항소3부(부장판사 김승주)는 강제추행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34)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 판결 이후 피해자와 합의했고, 촬영물이 유포되지 않았다"며 "사건 이전까지 경찰공무원으로 성실히 근무하며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전직 경찰인 A씨는 2021년 자신의 근무지인 청주 모 지구대 2층 화장실에 카메라를 설치해 불특정 다수를 불법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화장실 양변기 주변에 사건·사고 현장 녹화에 사용하는 보디캠을 설치하는 수법으로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남녀 공용인 화장실은 칸막이로 분리된 구조다. 주로 동료 경찰관이 이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과정에서 동료 경찰을 강제추행한 혐의도 추가로 확인됐다. 그는 수회에 걸쳐 동료 경찰의 신체 등을 만진 것으로 조사됐다.

청원경찰서는 징계위원회를 열고 A씨를 파면했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