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의지만으로 끊을 수 없었다”...고등래퍼 윤병호 선처 호소

항소심서 일부 혐의 부인…검찰, 징역 10년 구형

엠넷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 ‘고등래퍼2’에 출연했던 래퍼 윤병호(23, 활동명 불리 다 바스타드)가 마약 투약 혐의 항소심에서 “음악으로 사회에 공헌할 수 있게 해달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윤병호는 12일 수원고법 형사2-1부(왕정옥 김관용 이상호 고법판사) 심리로 열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대마) 등 혐의에 대한 항소심에서 최후 진술을 통해 “제가 지은 죄에 대해서는 죗값을 치르고 래퍼로서 음악 활동을 하며 지난날의 과오를 씻겠다”고 말했다.

그는 “제 의지만으로 약을 끊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수사를 받는 중에도 마약을 투약해 후회하고 있다”고 마약의 무서움을 밝히며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시면 병원에서 단약 치료를 받겠다. 음악을 통해 사회에 봉사하며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다짐했다.

검찰은 윤병호에 대한 1심 판결과 최근 여주지원의 별건 선고 사건을 병합해 윤병호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윤병호는 지난해 7월 인천시 계양구 자택에서 대마초를 피우고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올해 2월 1심인 수원지법 여주지원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과 별개로 2019년 11월부터 2020년 4월까지 펜타닐을 매수하고, 2022년 6월 필로폰을 구매하려 한 혐의로 기소돼 최근 여주지원에서 재차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는 과거에도 마약 투약 혐의로 검거돼 처벌받은 전력이 있으며, 지난해 7월 기소될 당시에도 마약 투약 혐의로 이미 재판을 받던 중이었다.

윤병호는 원심에서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으나, 항소심에서는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수사 기관에서 제 말을 믿어주지 않았고 당시 변호사도 양형에 부담 없을 거라는 취지로 (범죄 사실을)인정하라고 했다. 항소하면서 사실대로 말하고 싶었다”며 진술 번복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공소사실 중 대마를 매수한 사실은 있지만 실제 흡입하지 않는 등 일부 마약류는 투약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윤병호의 항소심을 맡은 변호인은 “경찰 조사부터 1심 판결을 받기까지 피고인은 당시 1심 변호인의 조력을 충분히 받지 못한 상황에서 범죄 사실을 인정하게 된 것”이라며 “항소심에서 진술을 번복하면 양형에 불리한 사정이 있겠지만 피고인이 무죄를 주장하는 부분은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약 의지가 매우 강하고 치료 협의도 하는 점, 다른 범행에 대해서는 스스로 반성하고 있는 점을 참작해 선처해 달라”고 덧붙였다.

윤병호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다음달 29일 진행된다.

윤병호는 Mnet ‘고등래퍼’ ‘쇼미더머니’ 등 오디션에 출연해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중학교때 부터 마약류에 손을 댄 뒤 벗어나지 못하고 수차례 물의를 빚었다.

윤병호는 한 유튜브 방송에서 마약의 끔찍한 고통과 생지옥 같은 금단증상을 전하며 “약에 손을 대는 순간 삶의 주인은 본인이 아니다. 악마가 삶의 주인이 되는 것”이라고 했으나 다시 마약에 손을 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