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더랜드’ 측, 문화 왜곡논란 사과...“문제 영상 신속히 수정”

JTBC 드라마 ‘킹더랜드’ 공식 홈페이지 캡처

 
드라마 ‘킹더랜드’ 제작사 측이 아랍 문화를 희화화했다는 비판에 고개를 숙였다.

12일 JTBC 드라마 ‘킹더랜드’ 측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타 문화를 왜곡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한글 및 영문 사과문을 게재했다.

제작사는 “특정 국가나 문화를 희화화하거나 왜곡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면서도 “타 문화권에 대한 입장을 고려하지 못하고 시청자 여러분께 불편함을 끼친 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타 문화에 대한 이해와 경험, 배려가 많이 부족했음을 통감하며 이번 일을 계기로 다양한 문화권의 시청자들이 함께 즐겁게 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집했다.

아울러 “영상의 문제가 되는 부분은 신속히 최선의 수정을 진행할 계획이고, 앞으로 시청에 불편함이 없도록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제작하겠다”고 재차 사과했다.

문제가 된 방송분은 지난 8~9일 방송한 7~8회였다. 두 회에 걸쳐 천사랑(임윤아), 구원(이준호)이 근무하는 킹호텔에 구원의 유학시절 친구였던 아랍 왕자 사미르(아누팜 트리파티)가 투숙하게 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중점으로 다뤘다.

사미르는 세계 부자 랭킹 13위의 대부호로, 호텔에 하루만 묵어도 한 달 매출이 나올 정도의 재력을 가진 소유자라는 설정을 가진 캐릭터였다.

사미르는 술집에서 여성들에 둘러싸인 모습으로 등장한다. 한국에 도착해 킹호텔에 묵기로 한 뒤에는 천사랑에게 노골적으로 추파를 던진다.

사미르는 호텔에서 우연히 궁궐 사진을 보게 되고, 그곳에서 진행하는 전통혼례 체험을 천사랑과 해보고 싶다고 요청한다.

그러자 구원은 ‘우리는 백의민족이라 중요한 인물은 하얀 옷을 입는다’며 조선시대 평민의 옷을 사미르에게 입히고 본인이 왕의 의복을 입는다. 결국 체험은 구원과 천사랑이 하게 되고, 본인이 속았음을 뒤늦게 알게된 사미르는 불같이 화를 낸다.

방송 이후 미국 영화 정보 사이트 IMDB에는 10점 만점의 1점 혹평이 쏟아졌다. 아랍권 시청자들은 아랍 왕자를 인도 배우가 연기한 점, 사미르를 바람둥이로 묘사한 점 등을 이유로 들어 제작진이 아랍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JTBC 측은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과 지역, 지명은 모두 가상의 설정이고 사미르 왕자를 특정 국가 왕자로 묘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으나,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국내 시청자들도 “아무리 재미를 위해서라도 그 나라 사람들이 기분이 나쁘다면 사과하는 게 맞다”, “해외 드라마에서 한복 입혀놓고 가상의 국가라고 해명하면 납득할 거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최윤정 온라인 뉴스 기자 mary170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