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가입 일정 확답 못받자…젤렌스키 '발끈'
"전례없고 터무니없다" 반발
나토 "中, 대만 위협 멈춰야"
中 "권익 해치면 반격할것"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우크라이나에 신속한 가입을 약속했지만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하지 않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터무니없다"며 강력 반발했다. 11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31개국 정상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과 관련해 "가입 조건이 충족되고 동맹국이 동의하면 우크라이나에 나토 가입을 제안하겠다"는 내용의 '1차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정상회의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 '패스트트랙'을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회원국 자격 행동계획(MAP)' 요건을 면제해 주기로 했다"며 "우크라이나의 회원국 가입 절차가 2단계에서 1단계로 변경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MAP 요건은 나토 가입 신청국이 충족해야 하는 정치·국방·경제 등 분야에서의 기준 또는 수준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가입 시간표는 제시되지 않았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직전 트위터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둘러싼 내부 논의에 대해 "시간표가 정해지지 않은 것은 전례 없고 터무니없다"며 "불확실성은 나약함"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정상회의에서 이를 공개적으로 다루겠다"며 문제 제기를 예고했다.
나토는 대만해협 갈등을 사실상 주요 의제로 채택하며 중국을 압박하기도 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나토 31개 동맹국이 중국의 강압적인 행동을 막기 위해 계속 협력하기로 동의했다"며 "중국이 우리 안보에 영향을 주는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대만 문제'를 언급했다. "중국은 대만을 위협하고 군사력을 상당히 증강하고 있다"며 "중국의 핵 현대화는 규모와 속도 면에서 전례가 없는 수준이고, 투명성 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양강' G2의 한 축으로 떠오른 중국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나토가 이번 회의를 통해 서방 중심인 기존 틀을 깨고 태평양으로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반발했다. EU 주재 중국 대표부 대변인은 이날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중국은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확고히 수호하고, 나토의 '아시아·태평양으로의 동진'을 단호히 반대한다"며 "중국의 정당한 권익을 해치는 모든 행위는 결연한 반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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