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2000명, 용산으로 행진...차로 점거하고 경찰과 30분 대치
민노총 총파업 10일차인 12일 오후 민노총 산하 금속노조가 서울 용산구 이촌역 일대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정권 퇴진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대통령실 방면으로 행진을 이어가던 중 경찰과 대치해 인근 교통에 극심한 교통체증이 일어났다.
금속노조 조합원 2000여명(경찰 추산)은 이날 오후 이촌역 3번 출구 동쪽 인근 2개 차로를 점거해 무대를 설치하고 집회를 시작했다. 조합원들은 ‘윤석열 정권 퇴진’이라고 적힌 붉은색 손팻말을 들었다. 이날 무대에 오른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의 폭정이라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맞서 총파업에 돌입했다”며 “7월 총파업을 시작으로 노동, 민생, 민주, 평화를 지키기 위해 전체 민중과 손을 잡고 거대한 민중항쟁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같은 시각 금속노조의 무대에서 20~30m 가량 떨어진 반대편 차로에서는 보수성향 단체인 신자유연대 회원 50여명(경찰 추산)이 ‘금속노조 해체’ 등을 주장하며 맞불 집회를 벌였다. 양측 집회 참가자들이 서로를 향해 고성을 지르는 일도 벌어졌지만,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현장에는 양측의 충돌에 대비해 경찰 1500여명이 배치됐다.
집회를 마친 금속노조 측은 오후 3시부터 이촌역을 거쳐 한강대로 신용산역 방면으로 행진을 이어갔다. 법원이 전날 민노총이 서울 용산경찰서의 옥외집회 금지통고 처분 효력을 멈춰달라며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받아들이며 행진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행진을 하던 금속노조 조합원들은 오후 4시쯤 서울 용산구 신용산역 인근 아모레퍼시픽그룹 본사 앞 횡단보도 앞에서 멈춰서 경찰과 대치를 벌였다. 경찰 측은 “차도로의 행진 신고는 신용산역까지만 되어 있으니 행진을 이어가려면 인도를 통해 가라”는 입장을 보였지만, 금속노조 측은 “경찰이 온갖 이유를 붙여가며 평화로운 우리의 집회를 방해하고 있다”며 “계속 차도를 통해 행진을 이어가겠다”고 한 것이다.
대치를 이어가던 금속노조 측은 오후 4시 30분쯤 자진 해산했다. 경찰 관계자는 금속노조와의 약 30분간의 대치 과정에서 “행진을 중단하고 해산해달라”는 경고 방송을 두 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금속노조의 행진으로 인해 오후 시간대 일부 구간에서 교통 정체가 발생했다. 서울시 교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오후 4시 기준 한강대로 용산역앞~전자상가입구 구간의 차량 평균 속도는 3.7km/h로 정체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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