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위한 파업'에 민주노총 결집력·민심 둘 다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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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지난 11일 저녁 7시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민주노총은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노조탄압 중단 및 노조법 2·3조 개정과 최저임금 인상, 민영화 및 공공요금 인상 철회, 일본 핵오염수 해양 투기 중단, 언론자유 및 집시 자유 보장 등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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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지난 11일 저녁 7시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경찰이 퇴근길 옥외집회를 금지하자 법원에 집행정지 신청까지 내 열었던 집회였다. 하지만 집회 참여인원은 당초 예상했던 인원의 10분의 1 정도에 불과했다. 민주노총은 결의대회와 세종대로 1개 차로를 이용한 집회 행진에 1000명이 모이겠다고 신고했지만, 실제 100여명만 참여했다. 수출 부진 등 경제 사정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이뤄진 정치 파업에 노조 내부 구성원조차 동참을 이끌어내고 있지 못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지난 3일부터 2주간의 총파업을 진행 중이다. 주요 산별노조별로 파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산업현장에서 생산활동에 큰 차질은 빚어지지 않은 모습이다. 파업 첫날인 지난 3일 택배기사 조합원 1500여명이 하루 파업에 참여했지만 우려할만한 배송 지연사태는 없었다. 6일 전국서비스산업노조 파업 역시 백화점과 면세점 마트업계 영업중단 등의 사태 없이 지나갔다. 12일 금속노조 파업에는 현대자동차 노조가 5년만에 동참하기로 해 화제를 모았고, 실제 현대차 노조가 4시간 동안 생산을 중단했지만 생산 차질은 2000여대에 그쳤다.
민주노총은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노조탄압 중단 및 노조법 2·3조 개정과 최저임금 인상, 민영화 및 공공요금 인상 철회, 일본 핵오염수 해양 투기 중단, 언론자유 및 집시 자유 보장 등을 내걸었다. 하지만 실제 구호는 윤석열 정부 퇴진 등 정치적인 내용이 강조됐다. '정치파업'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 결집력을 잃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파업을 위한 파업을 하기 때문에 지지를 못 받는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지지를 못 받는 것이 민주노총에게 가장 치명적이고 위험하다"고 진단했다.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젊은 MZ세대들은 파업에 별로 관심이 없어서 80~90년대처럼 노조가 파업을 하더라도 참여를 많이 하지 않고 있다"며 "그만큼 분위기가 썰렁한 가운데 정치파업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니 참여가 굉장히 저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반 시민들도 민주노총의 행보에 힘을 실어주지 않고 있다. 실제 노조가 국가공동체가 아닌 오직 일부 노동자의 이익만 대변한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0월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5%가 노조 활동에 부정적이었다. 긍정적이라는 답변은 13%에 그쳤다. 노조 활동에 부정적인 응답자 중 46%가 그 이유로 '노조에 소속된 자신들의 이익만 챙겨서'라고 답했다.
이번 파업이 경제상황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을 아랑곳하지 않고 단행됐다는 점도 추진력을 확보하지 못한 이유다. 장정우 한국경영자총협회 노사협력본부장은 "경제가 1%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민주노총의 파업이 계속되고 있다"며"정부는 민주노총의 불법 정치파업에 엄정 대처해 산업현장의 법치주의를 바로 세우고 경제와 국민생활의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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