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잃을 것 없어지면?…천영우 前 수석 '거부론' 꺼낸 까닭

김지훈 기자 2023. 7. 1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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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12일 정부의 외교안보라인 출신 민간 전문가들이 한반도의 엄중한 정세에 초점을 맞춘 선제타격 등 대북 전략 공론화에 나섰다.

이명박 정부 집권기 대통령실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한반도미래포럼 공개토론회에서 북한의 핵 선제 사용을 거부(deny)하는 것에도 정부 대북 전략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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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2014.4.22/뉴스1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12일 정부의 외교안보라인 출신 민간 전문가들이 한반도의 엄중한 정세에 초점을 맞춘 선제타격 등 대북 전략 공론화에 나섰다.

이명박 정부 집권기 대통령실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한반도미래포럼 공개토론회에서 북한의 핵 선제 사용을 거부(deny)하는 것에도 정부 대북 전략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억지력(抑止力 반격이 두려워 공격하지 못하도록 하는 힘) 확보 차원의 군비 증강 뿐 아니라 킬체인 등 군 당국의 대북 대응 옵션을 구체화하는 것에도 주안점을 둬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 킬체인이란 발사준비→발사→상승→하강으로 이어지는 적의 미사일 공격 과정에서 '발사의 왼편(Left of Launch)', 즉 발사 전 단계에 선제타격하는 체계다.

천 이사장은 "아무리 강력한 응징보복도 수만 명의 인명을 잃고 난 이후에는 사후약방문"이라며 "핵 공격 명령을 내리더라도 북한 핵미사일을 발사 준비 단계에서 대부분 제거하고 선제타격에서 놓친 미사일을 모두 요격하는 것이 거부의 요체"라고 했다.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죤이 지난해 3월 공개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영상.

북한 정권이 억지력만으로 핵 문제를 안정화시키기 어려울 만큼 극단적 결정을 내릴 가능성을 상시적으로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게 천 이사장의 주장으로 풀이된다. 천 이사장은 "역설적이지만 북한 체제가 안정을 누리면 억지력은 정상 작동할 수 있다"면서도 "핵 사용으로 잃을 것이 없어지거나 생존 연장에 도움이 된다고 김(정은) 위원장이 판단하는 순간 억지력 작동은 정지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보수층을 중심으로 촉발됐던 독자 핵무장론에 대해서는 "응징보복용으로만 사용 가능한 최고의 사후약방문"이라면서도 "불확실한 한미동맹의 미래에 대비해 농축 능력은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박철균 전 국방부 국제정책차장은 "억제전략의 성공을 위해선 잠재적 적국이 이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계산 착오를 일으키지 않도록 신호를 전달하는 정교한 기술도 필요하다"고 했다. 정홍용 전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본부장은 "비핵화 정책을 기반으로 정치 외교, 군사, 기술, 위험관리 대책 등을 발전시켜나가야 한다"며 "동맹의 핵을 이용한 응징보복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이 12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평양으로부터 1000km 거리인 동해상까지 쏘는 도발을 벌였다. 1호 군사정찰위성의 시험발사 실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들의 대북 규탄 성명 등 대내외 악재에 직면한 북한 정권이 무력 과시에 대한 의존을 높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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