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1조 적자 서울지하철 10월부터 요금인상
시내버스 내달부터 1500원으로
마을버스·광역버스도 올라
지하철 내년 150원 추가인상
부산·인천도 줄줄이 인상 추진
서민 물가 자극 우려 커져
서울시가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 요금을 올리겠다고 운을 뗀 뒤 7개월여 만에 버스 요금은 300원, 지하철 요금은 150원 올리는 인상안을 도입하기로 했다. 서울에 버스와 지하철이 도입된 이후 최장기간인 8년간 요금이 동결됐다는 점과 지하철·버스 운영으로 발생하는 적자가 한 해 1조원을 넘는 상황에서 내린 고육지책이지만,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시작으로 물가 상승이 동반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시가 12일 물가대책위원회를 열어 의결한 서울시 대중교통 요금 조정안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기본요금은 올해 10월 7일 토요일부터 카드 사용 기준 현재보다 150원 오른 1400원이 적용된다. 거리에 따라 비례로 적용되는 추가 요금(2구간 요금)은 동결된다. 물대위는 "1년 뒤 나머지 150원을 추가 인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버스 요금 인상은 이보다 앞선 8월 12일 토요일부터 적용된다. 일반 시내버스는 300원 오른 1500원을 내고 타게 되고, 마을버스는 마찬가지로 300원 오른 1200원, 광역버스는 700원 오른 3000원이 적용된다.
서울시가 공공요금 인상발 물가 상승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요금 인상을 단행한 것에는 지하철과 버스 운영으로 인한 적자폭은 해마다 늘어가고 있는 데 반해 대중교통 요금 인상 빈도와 폭은 오히려 줄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는 지난해 1조2000억원의 적자를 냈고, 버스는 운영 적자가 총 8500억원에 달한다. 승객 1명을 수송할 때마다 발생하는 운송 적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1년 기준 지하철이 1인당 755원, 시내버스는 1인당 658원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하철과 버스 요금은 2015년 이후 8년1개월간 동결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하철 요금은 1998년 500원을 시작으로 1년에서 3년 주기로 매번 100원씩 인상돼 왔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요금이 동결된 바 있지만, 이 시기에는 2008년 금융위기가 겹쳐 공공요금을 인상하기 어려운 때였다.
대중교통 요금 인상이 현실화하면서 지하철과 버스 운영 적자가 적어도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하철의 경우 150원 인상이 적용된 뒤인 2024년부터는 한 해 적자가 1조원 밑으로 떨어진 9243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5년에는 인상 전 예상 적자인 1조2483억원보다 3290억원 줄어든 9193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마다 8000억원 가까이 적자가 나고 있는 버스의 경우 2025년에는 인상 전 예상 적자인 7557억원보다 2561억원 적은 4996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요금 인상을 통해 대중교통 운영으로 인해 지방자치단체가 떠안는 재정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서울시를 시작으로 전국 지자체에서 요금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어 대중교통 요금 인상으로 인한 전반적인 물가 상승이 동반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당장 수도권에서는 인천시가 오는 10월부터 지하철 요금을 인상할 예정이며 버스의 경우 시내버스는 250원, 광역버스는 350원 인상하는 안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있다.
인천시도 서울시와 마찬가지로 준공영제로 시내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2020년 1906억원, 지난해 2648억원을 시 재정으로 지원하는 등 재정 부담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부산시는 3가지 대중교통 요금 인상안을 마련해 부산시의회에 제출하고 토론회까지 마친 상황이다. 3가지 조정안 모두 성인 기준 시내버스 요금을 400원 인상하고, 도시철도와 부산~김해 경전철 요금을 300~400원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박제완 기자 / 지홍구 기자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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