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주담대 7조원 급증 가계대출 잔액 '사상 최대'

전월보다 5.9조 늘어 1062조
신용대출은 19개월째 감소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1년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침체됐던 부동산 시장이 정부 규제 완화에 힘입어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12일 한국은행은 6월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전월보다 5조9000억원 증가한 1062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4월부터 3개월 연속 늘어나면서 대출 잔액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것이다. 증가폭 역시 2021년 9월(6조4000억원) 이후 1년9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이처럼 가계대출이 급증한 것은 주택담보대출 증가 영향이 가장 컸다. 6월에 주택담보대출은 7조원이 늘어나 2020년 2월(7조8000억원) 이후 가장 많이 증가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부진했던 주택 거래가 회복되고 연초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규제가 완화된 점이 주택 구입을 위한 자금 수요를 늘린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정책 모기지론 취급도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입주 물량이 증가하고 전세자금 수요가 커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전세자금대출은 지난달 1000억원이 늘어났는데, 직전까지 7개월 연속 감소하다가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전세보증금 반환·생계자금 등 주택 구입 이외 목적의 대출이 증가량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시장 과열과 이로 인한 가계대출 급증세는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면서 "필요시 가계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반면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1조1000억원 줄며 19개월째 감소했다.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6월 말 기준 1210조1000억원으로 전월보다 5조5000억원 늘었다.

한편 지난달 은행 수신은 전월보다 38조4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수시입출식 예금이 37조1000억원 늘었는데, 이는 분기 말에 재무 관리를 위해 법인들이 은행에 예치한 자금이 증가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류영욱 기자 / 문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