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나토 정상회의서 북핵 규탄…나토 군사기밀 공유 ‘바이시스’ 가입 추진
윤석열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더욱 강력히 연대해 규탄하고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와 함께 나토의 ‘바이시스’(BICES·전장정보 수집활용 체계)에 가입해 정보공유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군사기밀 정보를 공유하며 한·나토 안보 협력 단계를 끌어올리게 된 것이다. 정부는 향후 이를 참고해 한·미 핵협의그룹(NCG) 핵 정보 공유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리투아니아 빌뉴스 리텍스포에서 열린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해 “북한 핵미사일은 빌뉴스는 물론 파리, 베를린, 런던까지 타격할 수 있는 실질적 위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나토의 파트너국 정상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등에 이어 다섯번째로 발언했다.
윤 대통령은 “나토 동맹국들이 이번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 5년 만에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규탄한 것은 불법행위를 더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엄중한 경고”라며 “앞으로도 한국과 나토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공조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에 도출된 정상회의 공동성명에는 ‘우리는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윤 대통령은 또 “나토와 상호 군사 정보공유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한국과 나토의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정부는 전날 한·나토 간 11개 협력 분야를 구체화한 개별 맞춤형 파트너십 프로그램(ITPP)을 체결한 데 이어 나토의 바이시스 가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바이시스는 나토 동맹국과 일부 파트너국 간에 군사기밀을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계획과 행동을 판단하는 전산망으로 나토 본부 소재 바이시스 운영그룹(BGX)이 운용한다. 미국과 나토간 핵전력 관련 내용도 이 망을 통해 일부 공유된다. 지난 1월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방한 때 한국에 가입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바이시스 가입으로 나토와의 민간·군사 정보 교환이 활발해지는 것과 함께 긴급 연락체계 구축, 대외비 나토 관련 회의 실시간 화상 참여 등을 기대 효과로 꼽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먼저 나토와 망을 열고 가동하면 앞으로 미국과 핵협의그룹에서 한·미간 어떤 핵정보를 어떻게 공유할지 시스템 마련에도 참고가 될 수 있다”면서 “다만 바이시스에 얼마나 정보를 공유할 지는 각 나라의 주권사항으로 (이번 한국 참여는) 사이버상 불법활동, 해킹 등과 관련한 정보를 공유해나가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한국은 특히 ‘국제 사이버 훈련센터’ 설치 추진을 통해 나토와의 사이버안보 협력을 강화하는데 방점을 찍고 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사이버안보 선도국가로서 ‘국제 사이버 훈련센터’를 설치하고자 한다”면서 “이를 계기로 한국과 나토간 사이버안보 협력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태 지역 사이버훈련 허브로 기능하면서 나토의 사이버방위센터(CCDCOE)와도 협력한다는 구상이다.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주요 의제인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두고는 “대한민국 정부는 올해 지뢰 제거 장비, 긴급 의료 후송 차량 등 인도적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회복력 강화를 위해 나토의 우크라이나 신탁기금에도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속적인 연대를 강조하면서 “저와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 국민의 자유가 완전히 복원되는 그 날까지 여러분들과 함께하겠다”고 했다.
빌뉴스 |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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