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기대에 뱃고동 울리는 조선주

강민우 기자(binu@mk.co.kr) 2023. 7. 1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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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重·한화오션 52주 신고가
선가 비싼 LNG선 대거 수주

조선주들이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높은 선가에 수주한 선박 물량들이 본격적으로 매출에 반영되면서 하반기 조선사들의 실적 성장세가 돋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2일 코스피에서 삼성중공업 주가는 8.36% 상승한 817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화오션도 2.45% 올랐다. 두 종목은 이날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HD한국조선해양(3.23%) 현대미포조선(2.45%) HD현대중공업(1.93%) 등 다른 조선주도 일제히 상승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삼성중공업을 이날 하루에만 61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한화오션도 256억원어치 사들였고, HD한국조선해양은 10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실적 개선 기대감이 조선주들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팬데믹 기간에 수주한 고선가 선박들이 본격적으로 조선사들의 매출로 인식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2021년 4분기부터 올해 6월까지 액화천연가스(LNG)선 신조선가 평균치는 2020년 평균 대비 26.5% 상승했다. 컨테이너선은 그보다 빠른 2021년 1분기부터 신조선가가 전년 대비 20.8% 올랐다. 이 시기에 수주한 선박들의 매출액 인식이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화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수주 잔액 가운데 설계를 넘어 본격적인 공정이 시작되는 물량도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조선사들이 수주한 신종 선박을 건조하기 전 설계 도면을 그리는 데에 걸리는 기간은 보통 6개월에서 1년 정도다. 올해부터 고선가 물량들의 본격적인 공정 단계 진입이 이뤄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최근 급등한 주가를 정당화할 규모의 실적 성장세가 조선주에서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안유동 교보증권 연구원은 "조선사 주가는 내년, 후년 실적 비중을 더 크게 반영하게 될수록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은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의 올해 연간 매출액 예상치는 7조9719억원이다. 전년 5조9447억원 대비 34.1% 증가한 규모다. 영업이익은 1810억원으로 전년 8544억원 영업적자에서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오션과 HD한국조선해양도 매출액이 전년 대비 각각 62.07%, 25.84% 증가하고 영업이익도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에 더해 LNG선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영향이다.

가파른 성장세뿐만 아니라 호실적을 유지하는 기간도 과거 호황기와 비교해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조선업체들의 호실적 지속 가능성은 과거 호황기보다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과당 경쟁을 이유로 선가 인하를 주도할 만한 경쟁사가 국내는 물론 국외에도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신조선가의 추가적인 상승 여력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도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전날 조선주에 대해 투자 의견으로 '중립'을 유지했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 우려로 해상운임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발주 둔화에 따라 선가 상승도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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