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 POINT] 5G 28㎓ '파격 세일' 실효성에 여전히 의문
지난 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통신3사가 포기한 5G 28㎓ 주파수 대역에 신규 사업자를 유치하겠다며 '파격 세일안'을 제시했다.
따져 보니 정말 그랬다. 5G 28㎓ 장비 1대당 가격을 2000만원(업계 수치)으로 계산해보니, 신규 사업자는 전국 단위로 사업을 할 경우 5년간 1940억원, 수도권에 한정해 사업을 할 경우 5년간 878억원을 투자해야 한다. 통신 3사 각 사가 본래 지불해야 했던 비용(5000억원)에 비해선 확실히 저렴하다.
정부는 신규 사업자가 '알뜰폰+5G 28㎓' 사업 형태일 것이라고 줄곧 설명해왔다. 알뜰폰으로 평상시엔 저렴한 요금을 쓰되, 5G 28㎓가 깔리는 핫스팟(경기장·공연장·박물관 등)에 한해 타 통신사 대비 월등히 좋은 메타버스·VR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5G는 3.5㎓와 28㎓로 나뉘는데, '20배 빠른 5G'로 불리는 5G 28㎓는 메타버스·VR 등서 확실히 좋은 성능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파격 세일에도 불구하고 과연 사업성이 있을까는 의문이다.
만일 신규사업자가 수도권에 한해 28㎓ 사업을 한다고 할 때, 약 50곳(1개 장소당 50개 장비 필요 가정)에 5G 28㎓ 장비를 설치하게 된다. 이것만으론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부족하다. 신규 사업자 입장서 손익분기점은 어느 정도일까? 연평균 비용(175억원)과 영업이익률 5%를 대입하면 연매출 3500억원은 나와야 한다. 알뜰폰 가입자 1명당 약 2만원을 쓴다고 단순 가정할 경우 무려 145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해야 한다. 포화상태인 이동통신 시장을 감안하면 현실적인 수치가 아니다.
통신업계선 5G 28㎓ 대역은 유럽·중국은 사실상 사업을 안 하고 있고 미국 일본 등 일부서만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는데, 왜 우리 정부가 이렇게 집착하는지 모르겠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5G 28㎓보다는 아직 미처 배분하지 못한 서브6 대역(6㎓ 이하)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우리보다 후발주자로 평가받은 중국은 무섭게 5G서 치고 올라오고 있는데 중국 정부는 자국 1위 이통사인 차이나모바일에 5G 서브6 대역서 무려 340㎒를 배분하기도 했다. 국내 통신 3사는 5G 서브6 대역서 각각 100㎒만 배분받았다. 정부가 지금이라도 정책실패를 인정하고 서브6 대역에 대해서 논해야 하는 거 아닐까? 정부의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
[나현준 디지털테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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