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제약 '원료의약품 자립' 팔걷었다
中의존 줄여 수급 안정 도모
품귀 현상에 수요 급증도 기대
에스티팜, 올리고 2배로 증산
유한, 간염약 원료 공장 신축
SK팜테코, 생산라인 증설 완료
국내 주요 제약사가 원료의약품(API) 생산시설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빚어진 원료의약품 품귀 현상을 계기로 10%대 초반까지 떨어진 자급률을 끌어올리고 필수의약품 수급 안정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강해지면서다. 여기에 일부 원료는 전 세계적인 품귀 현상과 관련 신약 시장의 급성장으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회사 전체 수익을 이끄는 주력 품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동아쏘시오그룹 계열사 에스티팜은 2026년 2분기 완공을 목표로 최근 반월공장 제2올리고동 착공에 들어갔다. 이곳 공장에서는 올리고핵산 치료제 원료의약품인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올리고)를 만든다. 에스티팜의 현재 올리고 생산능력은 연간 6.4몰(mole·1~3.2t)로 세계 1위인데, 3년 내 2공장을 더해 14몰로 두 배 이상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제2올리고동 증설은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지며, 2025년 2분기에 생산능력을 9.1몰까지 늘리는 1차 증설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에스티팜은 지난 수년간 사업 체질을 개선해 올리고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투자를 집중해왔다. 올해 1분기에만 올리고 수주금액이 118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연간 수주액의 80%를 넘어섰다. 기존에 희귀질환 중심이던 올리고핵산 치료제 활용 영역이 만성질환으로까지 확장되면서 글로벌 원료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원료의약품의 해외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그간 국내 제약업계의 고질적 화두였다. 특히 코로나19 기간 원료의약품 부족으로 항생제, 감기약 등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하자 이 문제가 공론화됐다. 실제 팬데믹 당시 타이레놀 등 주요 감기약의 핵심 원료 80%를 중국에 의존하면서 수입처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한국의 원료의약품 자급률은 지난 5년간 평균 20%대에 머물렀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자급률이 11.9%로 급락해 비상이 걸렸다. 자급률이 30%를 웃도는 일본·유럽 등 주요국에 비해 크게 낮다. 특히 원료의약품 공급망은 중국과 인도가 주도하고 있어 글로벌 밸류체인 붕괴에 취약한 구조라는 점도 문제다. 한국은 원료의약품 공급의 절반가량을 이들 두 국가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 원료의약품 생산시설을 확장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유한양행의 원료의약품 자회사인 유한화학은 화성공장 HB동을 신축해 원료의약품 생산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HB동의 완공 목표 시점은 10월이다. 유한화학은 에이즈 치료제와 B형 간염 치료제 등의 원료 생산을 주력으로 한다. 유한화학에서 만들어진 원료의약품은 유한양행을 거쳐 글로벌 제약사에 공급된다.
SK팜테코의 원료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SK바이오텍은 약 560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세종단지 내 M3 공장 증설을 마쳤다. 당시 증설로 원료의약품 생산 역량이 약 190㎥에서 약 290㎥로 50% 이상 늘어났다. 이는 원료의약품을 연간 150t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현재 이곳 공장은 일본계 제약사의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글로벌 주요 제약사의 당뇨병 치료제와 뇌졸중 치료제,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등 다양한 원료의약품을 생산해 미국, 유럽, 일본 등지로 수출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추가 증설 계획도 있다. M4 공장까지 가세하면 생산능력이 약 400㎥까지 늘어난다.
[김지희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코빅’ 30세 개그우먼 이지수 사망...동료들 깊은 충격 - 매일경제
- 우리 동네 부자될 줄 알았는데…수백억 들인 케이블카, 적자에 허덕 - 매일경제
- 고발당한 이해찬 “원희룡 지가 뭔데, 같잖다 정말…탄핵해야” - 매일경제
- ‘술 먹다가·졸다가’ 잘못 보낸 돈 2년간 385억원…회수 가능할까 - 매일경제
- “고양이 30만마리 죽었다”…‘변종코로나’ 재앙에 난리난 이 나라 - 매일경제
- 블랙핑크 리사, 루이비통 회장 아들과 열애설...“파리서 데이트” - 매일경제
- 용진이형 ‘멸균’ ‘박멸’ 외치며 “쓰팔 감사”…전세계 벌써 1억 동참 - 매일경제
- 상폐가 더 좋아…정리매매 들어가자 주가 더 오른 종목은 - 매일경제
- [속보] 서울 지하철 요금 10월부터 150원 인상 - 매일경제
- 김민재 전 에이전트, ‘철기둥’ 잃은 나폴리에 이한범 추천 “4년 전 김민재와 같은 레벨” - M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