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장에 뜬 ‘역도 요정’ 장미란 차관, “K-씨름 재밌네요, 저의 씨름 성적 1승 1패”

이무형 2023. 7. 1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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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름 매트 위에 선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의 얼굴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체육 수업 시간 씨름 실습을 하는 학생들을 바라보는 눈에선 이른바 '꿀'이 떨어졌다.

수원 파장초등학교 어린이들의 씨름 수업을 참관한 장 차관은 "사실 고등학교 때 씨름 대회에 나간 적이 있다. 당시 한 판 이기고, 그 다음판 바로 졌다. 고등학생 시절 역도를 시작하고 얼마 안 됐을 때의 일"이라며 씨름에 대한 특별한 기억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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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란 문체부 차관 "저는 씨름 유경험자, 통산 전적은 1승 1패"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오늘(12일) 수원 파장초등학교에서 열린 ‘문체부-경기도교육청-대한씨름협회 업무협약식’에서 발언하는 모습.


씨름 매트 위에 선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의 얼굴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체육 수업 시간 씨름 실습을 하는 학생들을 바라보는 눈에선 이른바 '꿀'이 떨어졌다. 직접 심판을 본 뒤에는 경기에 참여한 어린이에게 "너는 힘이 좋은 게 체육에 소질이 있는 거 같다"며 격려했다.

3번의 올림픽에서 금·은·동메달을 하나씩 딴 '역도 영웅'도 전통 스포츠인 씨름 경험이 있었다. 수원 파장초등학교 어린이들의 씨름 수업을 참관한 장 차관은 "사실 고등학교 때 씨름 대회에 나간 적이 있다. 당시 한 판 이기고, 그 다음판 바로 졌다. 고등학생 시절 역도를 시작하고 얼마 안 됐을 때의 일"이라며 씨름에 대한 특별한 기억을 떠올렸다.

수원 파장초등학교 씨름 수업 참관 중 직접 심판을 맡은 장미란 차관


엘리트 체육인 출신이자, 이제는 생활 체육 전반을 살피는 행정인으로서 "아이들이 스포츠를 통해 많은 것들을 배웠으면 좋겠다"면서 동시에 "씨름을 포함해 스포츠를 통한 선순환이 될 수 있도록 문화체육관광부가 노력하고 살피겠다"고 다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 X 경기도교육청 X 대한씨름협회
'K-씨름 진흥 정책' 및 '스포츠 전문가 연계 프로그램' 업무 협약

다른 종목 선수였던 장 차관이 씨름을 해본 것처럼, 올해 경기도 어린이들은 '전통 씨름 DNA'를 이식받고 있다. 경기도 내 20개 초등학교의 5~6학년 학생들은 1개교 당 60차시 씩 씨름 수업을 듣는다. 문화체육관광부의 'K-씨름 진흥 정책'과 경기도교육청의 '스포츠 전문가 연계 프로그램' 사업, 그리고 대한씨름협회의 전통 씨름 활성화를 위한 의지가 합쳐진 결과다.

‘문체부-경기도교육청-대한씨름협회 업무협약식’에 참석한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왼쪽), 장미란 차관(가운데), 황경수 대한씨름협회장(오른쪽).


현장의 반응도 뜨겁다. 학생들은 샅바를 하나씩 몸에 두른 채, 진지한 얼굴로 지도강사의 설명을 들었다. 각자 친구들과 동작을 연습할 땐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연습 시합이 끝나면 너나할 것 없이 넘어진 상대를 일으켰다. 한 초등학교 담임 교사는 "이제는 아이들이 먼저 규칙을 찾아본다"며, "씨름을 하면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이야기하는 아이도 있다"고 수업 효과를 전했다.

씨름인들에게도 학생들과의 만남은 의미가 있다. 특히 스포츠 교육자로서, 또 씨름 전문가로서 전통 씨름을 전파한다는 사명감이 크다. 이날 수업엔 '금강급 전설' 임태혁(수원시청) 장사와 문형석(수원시청) 장사가 참석해 직접 학생들의 샅바를 매주고 기술을 전수했다.

수원시청 씨름단의 임태혁, 문형석 장사가 수원 파장초등학교 학생들을 직접 지도하는 모습.


한 학생과 씨름 준비 자세를 취하다 '고의 패배'로 웃음을 선사한 임태혁 장사는 "어린아이들이 씨름을 통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저도 어린 시절로 돌아간 거 같았다"며 "앞으로도 안전하고 즐겁게 씨름을 접하고, 대회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활성화 위해 힘쓰는 'K-씨름', 세계화의 꿈 이룰까

이날 문체부 및 교육계와의 업무 협약을 포함해, 인기를 되찾고 국민 스포츠로 재도약 하기 위한 씨름계의 노력은 올해 초부터 이어지고 있다. 앞서 씨름협회는 '찾아가는 전통씨름' 사업의 일환으로 박물관과 대학교에 씨름판을 열어 대중에게 한 발 더 다가섰다. 또 중학교 이하 외국인의 선수 등록을 허용하는 등 바뀐 시대상에 맞춰 문호를 열었다. 지난 1월 문체부가 발표한 'K-씨름 진흥방안'에 발맞춘, 예년과 다른 씨름계의 노력 들이다.

더 나아가 전통 씨름에 'K-씨름'이라는 표현을 쓴 데에는 씨름의 세계화를 향한 의지도 포함된다. 같은 전통 스포츠로서 세계화에 성공한 태권도처럼, 전 세계인들에게 익숙한 스포츠 종목으로 거듭나겠다는 희망이 담겨있다.

현역 시절 총 40회 장사에 오른 ‘모래판의 황태자’ 이태현 인류무형문화유산씨름진흥원 이사장.

씨름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는 '모래판의 황태자' 이태현 인류무형문화유산씨름진흥원 이사장은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 씨름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는 꿈이 있다. 은퇴 후 씨름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누비며 씨름 전파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 꿈이 멀어 보일지라도, 최소한 세계화를 위한 초석을 쌓는다는 마음으로 힘쓰고 있다"며 세계 속 씨름을 향한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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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형 기자 (nobroth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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