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봇이 수집한 이미지의 혼란
29일까지 타데우스로팍
투명한 유리문에 포스트잇이 붙어 있다. 놀랍게도 '미술 작품'이다. 애플 신사옥은 우주선 모양 통유리로 건립됐는데 직원들이 부딪히는 사고가 잇따르자 이를 피하려 포스트잇을 붙이곤 했다. 이 아이디어에서 착안해 갤러리 유리문에 작가는 '친절한 작품'을 붙였다. 마우리치오 카텔란이 바나나를 덕데이프로 붙인 '코미디언'처럼 기지가 빛나지만, 팔 수는 없다.
코리 아크앤젤(45)의 첫 인사는 농담 같다. 미국 뉴욕주 버펄로 출신으로 노르웨이에 거주하고 있는 작가는 타데우스로팍에서 여는 국내 첫 개인전에서 관람객을 당황하게 할 만큼 난해한 신작 4점을 선보인다.
2020년 아크앤젤은 머신 러닝 기술을 활용해 가십이나 낚시성 링크를 수집하는 봇(bot)을 프로그래밍했다. 채집한 단어는 구글 이미지 검색을 통해 사진을 다시 수집했고, 무작위로 선별된 '무의미한' 텍스트를 읽는 인공지능(AI) 음성이 덧붙여졌다. 1년 이상 매달린 이 작업은 무려 상영시간이 2주가 넘는 영상 '당신의 관심사'다. 작가의 개입 없이 봇에 의해 생성된 800여 개 영상에서는 대중 문화 속 스타들의 얼굴이 흘러나왔다. '해독 불가한 정체불명의 기이한 혼합체'를 만들어낸 작가는 "세계는 추상적이고 혼란하다. 비둘기가 유리창에 부딪히는 모습은 우리가 우리 세계에 들어가지 못하고 부딪히는 것과 비슷하다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전시는 7월 29일까지.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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