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0만명 보는 '주니토니'… 뮤지컬로 제작합니다"
대학 작곡과 동기로 만나
마법사 쌍둥이 얘기로 대박
"내 아이를 춤추게 하고
유익한 콘텐츠 만들어요"
"여긴 주니토니 마법 유치원, 츄피츄피 츄피츄!"
마법사 쌍둥이 '주니'와 '토니'가 아이들의 영원한 친구로 급부상 중이다. 주니토니는 우리나라 에듀테인먼트(에듀케이션과 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 업체 키즈캐슬이 만든 캐릭터다. 유튜브에서 한국어를 비롯해 영어, 중국어 등 6개 국어로 각 채널을 운영 중인데, 전 세계 누적 구독자가 650만명에 달한다.
영·유아 교육에 좋은 단순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동요와 귀여운 영상 콘텐츠가 이들의 무기. 예를 들어 색깔 놀이를 주제로 동요가 흐르고, 주니·토니가 나와 "빨간색은 칠리 캔디, 스읍, 하, 매워!" "초록색은 지렁이 젤리, 쫄깃쫄깃"이라며 의태어·의성어까지 알려준다. 이런 인기 동요를 모은 52분짜리 영상은 1년 만에 조회수 1130만회를 넘어섰다. 앞으로는 마법 유치원에 다니는 주니·토니를 주인공으로 한 애니메이션과 뮤지컬 등 콘텐츠도 만날 수 있다. 키즈캐슬은 13~16일 서울 코엑스 A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국콘텐츠진흥원 주관으로 열리는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2023'에 참가해 '주니토니 마법 유치원' 오리지널 스토리를 공개하기로 했다. 마법 유치원에 다니는 주니·토니의 이야기를 토대로 오프라인 체험 프로그램과 한정판 상품도 선보인다.
키즈캐슬이 2019년 주니토니를 본격적으로 내놓으며 성장 가도에 오를 수 있었던 배경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경수·이병선 키즈캐슬 공동대표가 회사 전신인 '음파공작소'를 만들고 어린이 음악 제작을 시작한 때다. 연세대 작곡과 동기인 이들은 2010~2019년 핑크퐁컴퍼니의 음악 제작에도 참여했다. 글로벌 히트를 한 '상어가족'의 편곡 작업(원곡은 미국 구전민요)을 비롯해 50여 개 주제, 2500편 이상 콘텐츠의 수많은 키즈송이 이들을 거쳤다.
외주 작업도 탄탄한 편이었지만 '스스로 미래를 개척하고 싶다'는 생각에 2012년 지금의 회사를 차리고 자체 콘텐츠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창업에 대해 생각을 하던 찰나에 제 아이가 태어났다"고 떠올렸다. "음악 일을 계속할 기회가 많지 않다 보니 처음엔 '들어오는 일은 다 한다'는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아이가 태어나자 사명감이 생기더라고요. 내가 만든 음악을 내 아이에게 들려주고, 내 아이에게 불러주던 자장가를 음반으로 내면서 이 일의 가치를 느끼게 됐어요."
이제 열두 살이 된 딸과 일곱살 난 아들은 주니토니의 열혈 팬이자 새 콘텐츠의 반응을 살필 수 있는 주요 고객이다. 오 대표 역시 비슷한 시기에 출산과 육아를 겪어 지금은 열한 살 쌍둥이의 아빠다. 부모 마음을 잘 아는 대표들은 "내 아이가 자랑스러워지는 콘텐츠, 내 아이를 춤추게 만드는 콘텐츠를 추구한다"고 입을 모았다. "육아를 하다보면 잠깐의 여유를 위해 혹은 아이가 자꾸 졸라서 콘텐츠를 보여주게 되죠. 하지만 아이가 멍하게 영상에 빠져드는 모습을 보면 죄책감과 불안감이 자리 잡을 때도 있어요. 주니토니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무언가가 항상 존재하는 영상, 아이들이 절로 엉덩이가 들썩여 뛰어놀고 싶어지게 만드는 콘텐츠를 만들어요. 실제로 '#주니토니'를 검색해보면 아이들이 폴짝 춤추는 모습도 많이 나온답니다."
키즈캐슬 동요는 한 번 들으면 따라 부르기 쉽고, 여러 번 들어도 덜 질린다. 어떤 음악은 트로트가 연상되고 어떤 음악은 댄스, 록 등을 접목해 '영·유아 버전 대중가요'에 가깝다. 이 대표는 "아이만큼이나 부모도 동요를 많이 듣는다. 더군다나 반복해서 같은 노래를 듣게 되는데, 노래가 별로면 얼마나 괴롭겠나"라며 "엄마·아빠가 먼저 찾아 들을 수 있는 동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키즈캐슬은 중국 영·유아 교육 시장 진출도 추진 중이다. 상하이 등에 기반을 둔 '상상락 창의센터'와 함께 중국 현지화 콘텐츠와 도서·완구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앞서 2018년부터는 중국 최대 키즈 콘텐츠 제작사로 알려진 베이비버스의 음악 제작도 전담하고 있다. 베이비버스는 유튜브에서 글로벌 구독자가 누적 1억명에 달하는 회사다. 전 세계 12개 언어로 동요와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으며, 국내 채널 구독자도 540만명에 달한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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