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모인 '김승기와 아이들'…"선수들 보니 눈물 나네"

박지혁 기자 2023. 7. 1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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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구단 유력 소노 김승기 초대 감독, 첫 훈련 참여
주장 김강선 "든든하다…다시 뭉치자"
[고양=뉴시스] 김명년 기자 = 김승기 전 고양 데이원 점퍼스 감독이 12일 오후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선수들과 훈련하던 중 꽃다발을 받고 환하게 웃고 있다. 데이원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고양 오리온을 인수해 창단했지만 임금 체불 등 부실경영으로 지난달 16일 KBL로부터 제명 조치를 받았다. 이후 소노인터내셔널이 인수해 프로농구 제10구단이 유력한 상황이다. 2023.07.12. kmn@newsis.com

[고양=뉴시스] 박지혁 기자 = "이제 좀 웃어. 기분 좋게 운동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놀러 다니면서 신나게 해보자고."

프로농구 제10구단이 유력한 소노인터내셔널(이하 소노)의 초대 사령탑으로 내정된 김승기 전 데이원 감독이 12일 처음으로 팀 훈련에 참여했다.

이날 오후 고양체육관 보조체육관에서 진행된 훈련에서 김 감독을 비롯해 손규완 코치, 손창환 코치가 모습을 드러냈다. 선수들은 스트레칭을 멈추고 일제히 코칭스태프를 반갑게 맞았다.

훈련을 앞두고 미팅을 통해 선수들의 상태를 점검한 김 감독은 "왜 표정들이 어둡나. 이제 좀 웃자. 앞으로 기분 좋게 운동하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신나게 해보자"라며 훈련을 시작했다.

김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함께 하는 건 지난 4월19일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2022~2023시즌 4강 플레이오프 4차전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지난 시즌 구단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며 선수단 임금과 각종 대금을 체불한 데이원은 지난달 16일 KBL로부터 제명됐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끈이 공식적으로 끊어졌다.

[고양=뉴시스] 김명년 기자 = 김승기 전 고양 데이원 점퍼스 감독이 12일 오후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 하고 있다. 데이원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고양 오리온을 인수해 창단했지만 임금 체불 등 부실경영으로 지난달 16일 KBL로부터 제명 조치를 받았다. 이후 소노인터내셔널이 인수해 프로농구 제10구단이 유력한 상황이다. 2023.07.12. kmn@newsis.com

선수들은 KBL의 지원을 받으며 같은 달 19일부터 자체 훈련을 시작했지만 코칭스태프는 동참할 수 없었다.

KBL이 인수 기업을 찾으면서 선수 18명에 대해선 전원 인수를 조건으로 삼았지만 코칭스태프는 포함하지 않았다. 구단 덩치를 최소화해 인수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전날 소노가 김 감독을 초대 사령탑으로 내정했고, 바로 선수단 관리에 돌입했다.

김 감독은 "어제 잠을 하나도 못 잤다. 또 다시 새로운 팀을 맡는다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참 묘했다"며 "모두가 완벽하게 모여서 함께 할 수 있어서 매우 기분이 좋다. 선수들 얼굴을 보니까 눈물이 나는 것 같다"고 했다. 눈물을 흘리진 않았지만 그만큼 반갑고, 기쁘다는 속내였다.

이어 "농구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만약 한 팀이라도 없어지면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건 없었고, 꼭 팀이 남아서 선수들이 계속 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고양=뉴시스] 김명년 기자 = 김승기 전 고양 데이원 점퍼스 감독이 12일 오후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선수들과 훈련 전 소감을 밝히고 있다. 데이원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고양 오리온을 인수해 창단했지만 임금 체불 등 부실경영으로 지난달 16일 KBL로부터 제명 조치를 받았다. 이후 소노인터내셔널이 인수해 프로농구 제10구단이 유력한 상황이다. 2023.07.12. kmn@newsis.com

안양 KGC인삼공사에서 챔피언 2회, 준우승 1회를 지휘한 김 감독은 지난 시즌 데이원의 초대 감독으로 자리해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정규리그 5위로 이끌었다. 플레이오프에선 4강까지 오르며 '감동 농구'를 선사했다.

김 감독은 "지금 계속 감독을 할 수 있는 건 모두 선수들 덕분이다. 준비가 늦어졌지만 이번 시즌도 우리 선수들이 잘하고, 팬들이 좋아할 수 있는 농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10구단 창단 의향을 밝힌 소노는 호텔·리조트를 주력 사업으로 한다. 국내외 사업장 18곳의 한해 이용 고객이 1200만명에 이른다. 지난해 기준 종업원 5000여명에 매출액 8560억원, 영업이익 1772억원이다.

김 감독은 "어제 회사 분을 만났다. 고양시에 소노캄호텔이 있다. 그 곳에서 맛있는 걸 아주 많이 해주시겠다고 약속하셨다. 이제 선수들에게 '맛있게 먹자'는 얘기를 당당히 할 수 있다"며 활짝 웃었다.

그러면서 "어려울수록 더 잘 해야 감동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러서지 않겠다. 지난 시즌과는 또 다른 감동을 팬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고양=뉴시스] 김명년 기자 = 김승기 전 고양 데이원 점퍼스 감독이 12일 오후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훈련하는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데이원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고양 오리온을 인수해 창단했지만 임금 체불 등 부실경영으로 지난달 16일 KBL로부터 제명 조치를 받았다. 이후 소노인터내셔널이 인수해 프로농구 제10구단이 유력한 상황이다. 2023.07.12. kmn@newsis.com

주장 김강선은 "그동안 감독님, 코치님들만 기다렸다. 모두 좋은 모습으로 다시 볼 수 있어서 기쁘다"며 "다시 손발을 맞춘다고 생각하니 든든하다. 다시 뭉쳐서 팬들에게 좋은 농구를 보여드릴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팀의 불투명한 미래에도 불구하고 김 감독을 믿고 자유계약(FA)으로 합류한 김민욱은 "부모님이나 가족들이 (데이원에 가는 걸)모두 말렸다. 가족을 설득하는 게 어려웠다"면서 "그동안 힘들 때마다 다른 팀이지만 감독님께서 많이 격려해주셨다. 그냥 감독님께서 FA에서 부르셨고, 난 응했을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감독님과 6년 만에 다시 한 팀에서 하게 됐다. 그동안 나름대로 노력을 한다고 했지만 기회가 별로 없었다. 내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좋은 경기력으로 감독님과 회사에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소노는 오는 14일까지 KBL 신규 회원 가입을 위해 필요한 서류 등을 제출하고 21일 이사회와 총회에서 승인을 받으면 공식적으로 제10구단이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fgl7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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