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누군 시은 한다는데…제주은행 딜레마

박은경 2023. 7. 1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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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가 제주은행을 두고 고민이 깊다.

신한금융지주가 제주은행을 인수하던 지난 2002년과 비교하면 순익은 103억1천800만원 증가에 그쳤다.

이에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말 제주은행 경쟁력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그리며 인터넷전문은행 전환 등을 논의했지만 추진조차 하지 못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제주은행 지분을 75.31% 소유하고 있지만 사실상 의사 결정권은 도민과 재일교포에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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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익·총자산 경쟁 지방은행과 10배 차이
'도민은행' 장벽에 신규 사업 추진 못해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제주은행을 두고 고민이 깊다. 자회사로 편입한 지 21년이 지났지만, 성장은 저조하고 수익성은 부진하다. 인터넷전문은행 전환과 같은 신규 사업 추진도 도민 반대에 막혀 어렵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은행의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228억원으로 지방은행 중 가장 낮다. 제주은행보다 순위가 한 단계 높은 전북은행(2천51억3천500만원)과도 열 배 가까이 차이 난다.

지난해 말 지방은행 당기순이익. [그래픽=박은경 기자]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도 각각 0.32%, 4.46%로 다른 지방은행과 최대 세 배 가까이 차이났다.

신한금융지주가 제주은행을 인수하던 지난 2002년과 비교하면 순익은 103억1천800만원 증가에 그쳤다. 같은 기간 부산·대구·경남·광주·전북은행이 평균 1천920억원 이상 순익을 늘린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말 총자산은 7조3천110억원대로 지방은행은 가장 작다. 제주은행을 제외하고 총자산이 작은 전북은행(22조원) 비교해도 세 배 차이고 체급이 가장 큰 부산은행과는 무려 10배 가까운 차이다.

지난해 말 지방은행 총자산. [그래픽=박은경 기자]

이에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말 제주은행 경쟁력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그리며 인터넷전문은행 전환 등을 논의했지만 추진조차 하지 못했다. 완전 자회사가 아닌 데다, 도민 반대에 막혀 입김조차 넣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제주은행은 신한은행과 같이 재일교포 자금으로 세워졌기에, 지분 인수 당시 잡음이 없었다"면서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 전환 등의 신규 사업 추진하면 제주은행 내 재일교포부터 상당한 반대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설상가상으로 추진했다간 지역 내에서 퇴출될 수도 있다"면서 "지역민을 등지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어 신한지주 내에서도 이미 포기했다"라고 전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제주은행 지분을 75.31% 소유하고 있지만 사실상 의사 결정권은 도민과 재일교포에 있다는 얘기다. 실제 제주은행 이사회 구성을 보면 사외이사 7명 중 4명이 무려 제주대학교 교수다.

은행권 관계자는 "제주은행은 수익성보다 지역은행이라는 상징성을 높이 사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은행의 발전을 위해서는 체질개선을 고민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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