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AP4 정상회의서 "강력한 집단안보로 나토와 협력 제도화"

지난해 이어 나토서 AP4 정상 간 회동
북한 미사일 도발에 한목소리로 규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빌뉴스 한 호텔에서 열린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4개국(AP4)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빌뉴스=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정상들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지난해 나토 정상회의에 아시아·태평양 파트너 4개국(AP4) 자격으로 초청된 정상들은 AP4와 나토 간 강력한 연대를 통해 안보 태세 강화에 뜻을 모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빌뉴스의 한 호텔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크리스 힙킨스 뉴질랜드 총리와 정상회동을 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AP4 역할과 나토와의 연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를 주재한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AP4는 나토와 연대해서 강력한 집단 안보 태세를 확립해야 한다"며 "이를 계기로 해서 나토와 협력의 틀을 제도화하고 우리 인태 지역에서 AP4가 지역안보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을 만나 '국가별 적합 파트너십 프로그램(ITPP)'을 체결한 자리에서도 대서양 지역 안보와 인태 지역 안보가 서로 분리될 수 없음을 강조했었다.

다른 정상들도 올해 나토 정상회의의 최대 현안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거론하며 AP4와 나토 간 협력에 공감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왜 우리가 관여를 해야 되고 함께 미래를 형성해 나가야 하는지를 말해준다"고 말했고, 힙킨스 총리는 "규범에 입각한 국제질서와 민주주의 같은 가치들이 공격받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전 세계와 함께 힘을 합쳐 우크라이나를 지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태 지역의 과제인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서도 강경한 대응에 뜻을 모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것을 규탄하며 "북한의 도발은 아태지역과 세계평화 그리고 규범 기반 질서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이러한 도발을 묵과할 수 없으며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응과 결속을 통해 북한의 무모한 행동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에 "북한의 ICBM급 탄도미사일 발사는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것으로 강력히 비난한다"며 "4개국(AP4) 간 연계하면서 대응해 나가고 싶다"고 호응했다.

4개국 정상들은 회동이 끝난 뒤 공동성명을 통해 "4개국은 북한의 불법적 도발을 결연히 반대하며, 북한이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들에 따른 모든 의무를 전적으로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동에선 태평양 도서국과의 협력, 회복력 있고 다변화된 공급망 구축, 사이버 안보 협력 강화 등을 주제로 나토와 협력을 맺기로 합의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회동에 대해 "인태 지역 내 가치를 공유하는 유사 입장국들 간의 연대를 강화하고, AP4 차원의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빌뉴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