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고교 기숙사 학폭’ 피해 학생, 결국 학교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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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남의 한 기숙형 고등학교에서 선배들에게 잔인한 학교폭력을 당했던 피해 학생이 결국 학교를 떠났다.
피해 학생인 1학년 A군 가족은 이번 일과 관련한 학교 측의 대응, 교우 관계 등을 고려했을 때 A군이 이 학교를 더 이상 다닐 수 없다고 판단하고 전학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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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위조절 해달라” 학교 요청에 난색… 전학 결정
(경남=뉴스1) 이현동 기자 = 최근 경남의 한 기숙형 고등학교에서 선배들에게 잔인한 학교폭력을 당했던 피해 학생이 결국 학교를 떠났다.
피해 학생인 1학년 A군 가족은 이번 일과 관련한 학교 측의 대응, 교우 관계 등을 고려했을 때 A군이 이 학교를 더 이상 다닐 수 없다고 판단하고 전학을 결정했다. A군은 거주지 근처 일반 고등학교로 옮겼다.
A군 어머니 B씨에 따르면 A군은 이번 일과 관련해 입장과 자신의 심정을 밝히고 불건전한 기숙사 문화의 변화 등을 요구하고자 가해 학생 4명이 모두 참석하는 가운데 교내 ‘공동체 회의’를 열고 발언할 기회를 달라고 학교에 요청했다.
매주 수요일 열리는 이 학교 공동체 회의는 전교생 135명과 교사·학부모 등이 다수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학교 내에서 발생하는 문제나 건의 사항 등이 논의되는 자리다.
그런데 학교 측은 가해 학생들에 대한 안전조치를 이유로 실명을 언급하지 않을 것, 학교폭력심의위원회에서 인정된 사실만 말할 것, 발언할 내용을 학교 측에 미리 전달할 것 등의 ‘가이드 라인’을 A군에게 요구했다.
B씨에 따르면 A군은 “발언 내용을 이렇게 제한하면 무슨 말을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며 6월 말 공동체 회의 참석을 거부했다.
B씨는 “아들이 기숙사에 학폭이 대물림 되고 있다고 말했다”며 “그래서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임에도 용기를 내 공개적인 자리에서 이 문제를 이야기하고 본인 선에서 악습을 끊어내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정인을 지목하거나 실명 언급은 하지 않겠다고 받아들였지만, 학폭위에서 인정된 부분만 말하라거나 발언 수위를 조절해달라는 요청은 학교가 오히려 가해 학생들을 감싸는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며 “규정대로 해야 하는 학교 입장도 이해하지만,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 피해자에 더 집중해야 하는 것 아니냐. 가해자 인권을 운운할 때 아들의 인권·학습권은 모두 짓밟혔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학교를 옮겨도 또 이런 일이 발생할 것 같아서 불안하다. 그래서 최대한 전학을 안 가려고 했으나 이 학교에서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가 없고, 교우 관계도 회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A군은 지난 3월 중순부터 5월 말까지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한 학년 선배 학생 4명에게 일방적으로 가혹행위 등 학교폭력을 당했다.
경남교육청은 학교폭력심의위원회를 열고 이들 4명에게 6~16일의 출석정지와 학급교체, 특별교육 이수, 보복행위 금지 등의 처분을 내렸다.
경찰은 현재 이들 4명을 가혹행위·폭행 등의 혐의로 형사 입건해 조사 중이다.
lh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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