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소통 이젠 선택 아닌 필수죠"
(지디넷코리아=류은주 기자)“MZ세대를 이해하기 위해 3개월전부터 인스타그램에 가입해서 이용하고 있습니다. 팀원들의 제안으로 시작했는데 많이 배우고 있어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올해 쇄신의 칼을 갈고 있다. 전경련이 내놓은 혁신안 중 하나가 바로 ‘국민소통’인만큼 담당부서인 CSR팀장의 어깨가 무겁다.
김용춘 전경련 CSR팀장은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지디넷코리아와 만나 최근 뜨거운 관심을 받은 ‘갓생한끼’ 후일담을 전했다.
‘갓생한끼’는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식사’로 돈(경매)이 아닌 사회를 위한 재능을 기부하는 30명 참가자를 선정해, 재계 리더들과 오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첫 번째 ‘갓생한끼’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박재욱 쏘카 대표, 노홍철 노홍철천재재단 대표가 참여했다.
■ "청년층 반응 뜨거운 ‘갓생한끼’…합격하고 울음 터뜨리기도“
김용춘 팀장은 행사를 맡게 됐을 때 막막함을 털어놓기도 했다. 전경련은 이번 행사를 위해 휴게실 구조까지 방 3개 형태로 변경했다.
그는 “사실 국내에서 처음 시도하는 형태의 행사다보니 참고 사례가 없다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며 “행사 장소를 선정하고 준비하는 데에도 꽤 시간이 걸렸다”고 전했다.
이어 “'버핏과의 점심식사'가 한 사람의 이득을 위한 자리라면 '갓생한끼'는 일방적으로 강의를 듣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인사이트와 미래 비전을 나누는 자리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는 행사라 생각한다"며 "'갓생'이 많이 쓰이는 신조어기도 해서 청춘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이름을 새롭게 행사 이름을 바꿨다"고 부연했다.
갓생한끼에 대한 청년층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고 한다. 김 팀장은 "당선됐다는 연락을 돌릴 때 울음을 터뜨리는 청년도 있었다"며 "행사날에도 너무 좋아서 붕뜬 분위기가 그대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MZ뿐만 아니라 연사들도 굉장히 좋아했다"며 "정의선 회장도 아무런 이해관계 없이 청년들을 만나는 것이 색다른 경험이었기 때문에 만족해 하셨으며, 정 회장의 오찬 방의 경우 예정 시간보다 20분이나 딜레이가 될 정도로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이 밖에도 전경련은 청년전자(청년 전경련 자문단)의 자문을 기반으로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등 MZ와의 소통채널을 늘려가고 있다. 10대 1명, 20대 7명, 30대 2명으로 구성된 청년전자는 전경련 사업에 대해 수시 모니터링하고 MZ 관점 의견, 관련 사업 아이디어 등을 자문하고 있다.
■ "공연없는 토크 콘서트, 오히려 좋아"
갓생한끼 만큼 청년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은 행사가 바로 드림워크 토크콘서트다.
김 팀장은 "어디다 광고를 한 것도 아니고 시험 기간이 겹쳤음에도 매우 많은 청년들이 신청했다"며 "시험이 끝나는 날에는 추가 참가 요청 문의전화가 많이 올 정도로 많은 관심에 놀랐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토크 콘서트는 가수의 축하공연 등이 있지만 이번 토크콘서트에서는 오로지 연사들의 강연으로 시간을 채웠다. 하지만 오히려 청중 몰입도가 높았다고 한다.
김 팀장은 "보통 행사 시작에는 좌석이 차서 끝날 무렵에는 빠지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좌석이 계속 차 있었다"며 "사실 공연없는 토크콘서트는 처음이라 모험이었는데, 공연이 아닌 강연이 듣고 싶은 청년들이 오니까 걱정과 달리 집중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 소통의 기본은 '진정성'
김 팀장은 소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본의아니게 MZ 세대들도 많이 만나고, 또 윗분들(재계리더)도 많이 만나는데, 소통의 기본은 진정성이라는 것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토크콘서트에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나눈 인생경험을 듣고 적잖이 놀랐다"며 "심지어 연사료도 받지 않고 기부를 해달라고 하시더라"고 덧붙였다.
김병준 전경련 회장직무대행은 최근 청년자문단과 가친 오찬에서 청년들의 제안에 귀를 기울였다. 전경련 수장이 청년들과 오찬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팀장은 "청년전자 멤버와 나이차가 40~50살은 날텐데 의견을 다 귀담아들었다"며 "청년들에게 진정성 있는 조언도 전했다"고 언급했다.
김병준 회장직무대행은 이날 청년들에게 "세상 참 더럽고 힘들지, 그래도 내가 성실히 살면 힘들 때 내 손을 잡아주는 사람이 반드시 나타나고 그게 밧줄이 된다"고 격려했다.
김 팀장은 향후에도 청년들이 원하는 소통채널과 행사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김 팀장은 '갓생한끼' 2회도 준비 중이다. 그는 "연사는 아직 섭외 중이다"며 "열심히 준비해 보겠다"며 다짐을 전했다.
류은주 기자(riswell@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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