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왔다갔다 하는 일"…빗소리에 떠는 반지하촌[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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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여기 캐노피(비 가리개)에 떨어지는 빗소리만 들려도 심장이 벌렁거려요."
12일 오후 1시께 서울 동작구 상도동 반지하촌에서 만난 80대 김모씨는 전날 강하게 내린 집중 호우에 큰 불안을 느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근 주민인 70대 이모씨는 "비가 오는 게 우리한테는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일"이라며 "물막이판이나 비 가리개를 설치해도 빗소리만 들리면 불안함이 엄습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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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마을 주민들, 침수 대비에도 불안·걱정 호소
11일 서울에 최대 114.5㎜ 비…피해 신고 176건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어제 여기 캐노피(비 가리개)에 떨어지는 빗소리만 들려도 심장이 벌렁거려요."
12일 오후 1시께 서울 동작구 상도동 반지하촌에서 만난 80대 김모씨는 전날 강하게 내린 집중 호우에 큰 불안을 느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지난해 발생한 기록적 폭우로 목숨까지 잃을뻔 했다고 했다. 김씨는 "작년에 물이 막 들이닥쳐서 집 밖으로 뛰쳐나왔다"며 "그 이후로 빗소리만 들려도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다"고 전했다.
김씨는 "여기 근처에서도 사람이 죽었는데 그게 내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최근 잠도 잘 못 잔다"며 손을 떨었다.
이날 뉴시스가 찾은 반지하촌 곳곳에는 물막이판 등 폭우를 미리 대비한 흔적들이 보였다. 하지만 아무리 준비해도 반지하 자체가 밀어닥치는 빗물에 취약할 수밖에 없어 이곳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었다.
인근 주민인 70대 이모씨는 "비가 오는 게 우리한테는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일"이라며 "물막이판이나 비 가리개를 설치해도 빗소리만 들리면 불안함이 엄습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인 70대 유모씨도 "어제 기상청에서 재난문자가 왔는데, 문자를 받자마자 바로 집에서 나왔다"며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지만 언제 안 좋은 일이 생길지 모르니 매사 불안하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도 폭우를 대비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었다. 마을 곳곳에 포대에 넣은 흙더미가 놓여 있었고, 지붕 위에 검은색 타이어를 올려놓은 집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준비에도 마을 주민들은 여전히 강하게 내리는 비에 불안과 걱정을 호소하고 있었다.
구룡마을 주민 박모(72)씨는 전날 오후 7시께 비를 맞으며 배수로 점검 작업을 했다고 했다. 박씨는 "어제 비가 무슨 폭탄처럼 떨어지니까 너무 무서웠다"며 "어제 1시간 동안 배수로를 뚫고 집 안 물건도 비가 닿지 않는 곳으로 옮겨 놓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편 전날 서울 지역엔 시간당 최대 76㎜, 일 최대 114.5㎜의 강한 비가 쏟아지면서 침수 피해 신고가 잇따랐다. 주요 도로 곳곳이 침수됐고, 1호선 일부 구간은 한때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전날 폭우로 인해 총 176건의 소방 활동이 이뤄졌다. 구체적으로 배수 지원이 156건, 침수, 가로수, 외벽 펜스 등에 대한 안전조치가 19건, 인명구조가 1건(2명)이었다.
오후 4시께엔 서울 동작구, 구로구, 영등포구에 첫 긴급 재난문자(CBS)가 발송되기도 했다. 극한 호우란 1시간 누적 강수량 50㎜, 3시간 누적 강수량 90㎜의 강한 비가 내리는 경우를 말한다.
특히 전날 오후 3시30분부터 4시30분 사이 동작구와 구로구에는 각각 76.5㎜, 72.5㎜의 강한 비가 집중됐다. 이에 따라 동작구 상도3동 주민센터는 이날 오후 3시30분께 침수 피해 대비 모의 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ight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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