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선관위, 전진당 대표 헌재에 회부…피타 림짜른랏 총리행에 빨간 불

박은하 기자 2023. 7. 1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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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의회 총리 선출 하루 앞두고 결정
미디어 주식 보유 논란 현재 판단 받게 돼
헌재 결정에 따라 정치적 후폭풍 예상
태국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전진당(MFP)의 피타 림짜른랏 대표가 지난 달 5월 15일 방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태국 선거관리위원회가 야권 총리 후보인 피타 림자른랏 전진당(MFP) 대표를 선거법 위반으로 헌재에 회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의회의 총리 선출을 하루 앞두고 내린 결정이다.

현지 매체 네이션과 외신에 따르면 태국 선관위는 12일 피타 대표가 미디어 주식을 보유해 총선 출마 자격에 문제가 있음을 알고도 출마한 증거가 있다며 이에 대한 판단을 헌재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피타 대표의 의원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의견과 판결이 나올 때까지 의원직 직무 정지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 결정은 의회의 총리 선출 투표를 하루 앞두고 나왔다. 태국 상·하원은 13일 합동 회의에서 총리 선출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5월 총선에서 왕실모독죄 폐지 등 진보적 정책을 내걸어 제1당에 오른 전진당의 피타 대표가 야권 8개 정당 연합을 대표하는 총리 후보로 나섰다.

선관위의 결정으로 헌재 판단이 변수가 되면서 피타 대표의 총리행이 더욱 쉽지 않게 될 전망이다. 태국 헌법상 의원이 아니어도 총리 후보 자격은 있지만 법적 리스크를 이유로 피타 후보에 반대하거나 기권하는 상원 의원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군부 진영은 지난 5월 14일 총선을 앞두고 피타 대표가 언론사인 iTV 주식 4만2000주를 보유해 의원이나 총리가 될 수 없다고 선관위에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태국 헌법은 언론사 사주나 주주의 공직 출마를 금지한다. 피타 대표는 iTV가 2007년 정부와의 주파수 계약이 종료되면서 방송을 중단해 미디어업체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iTV가 2018∼2019년까지만 해도 재무보고서에 지주회사로 분류됐지만, 이후에는 사업유형이 TV미디어로 바뀌는 등 자신을 정치에서 제거하려는 음모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전진당은 젊은층의 압도적 지지를 바탕으로 의회 제1당의 지위를 확보했지만 피타 대표가 총리로 선출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일찌감치 나왔다. 군부가 선관위, 법원 등을 내세워 반군부 정치 세력을 와해시켜온 전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진당의 전신인 퓨처포워드당(FFP)의 타나톤 중룽르앙낏 대표도 2019년 총선 이후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박탈당했다. 헌재는 2019년 11월 타나톤 대표의 의원직 상실 결정을 내렸다. 이듬해에는 정당법 위반으로 정당 해산 결정을 내리고, 타나톤 대표 등 지도부 10명에 대해서는 10년간 정치 활동을 금지했다. 당시 헌재 결정 직후 태국에서는 대규모 거리 시위가 벌어졌다.

방콕 출라롱콘 대학의 국제관계학 교수인 티티난 퐁수디락은 “정치적 의지를 전복시키려는 오래된 속임수”라며 “보수세력이 쉽게 물러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알자지라에 전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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