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심포지엄에 농업 전문가가 모인 이유는

김소영 2023. 7. 1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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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기자협·주한미대사관·미곡물협회 공동 주최
'2023 친환경연료 국제심포지엄'
"바이오에탄올, 수송분야 탄소중립 실천 대안"
현실화하면 국제 옥수수 수급 등 농업 미치는 영향 클 듯
11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열린 ‘2023 친환경연료 국제 심포지엄’에서 패널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한국자동차기자협회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한국자동차기자협회·주한미국대사관·미국곡물협회가 주최한 ‘2023 친환경연료 국제심포지엄’이 열렸다.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친환경연료의 역할’이 주제다. 

행사는 기후위기 시대에 수송분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국내외 친환경 연료 정책과 기술 상황을 공유하기 위한 자리라는 게 주최 기관의 설명이다. 

최대열 한국자동차기자협회장은 ‘초청의 글’에서 “국내 수송분야 탄소 절감을 위한 현실적인 방안과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국내 수송정책을 관장하는 국토교통부를 비롯해 환경부·한국바이오연료 포럼 등이 행사를 후원했다. 

그러나 눈길을 끄는 것은 다른 데 있었다. 자동차공학 관계자들이 다수 모인 자리에 농업 관련 전문가들도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궁금증은 이어진 여러 건의 주제발표를 통해 점차 해소됐다. 

상병인 한양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전기차 보급이 늘어난다고 해도 그 전기의 소스(원천)가 화력발전에서 오기 때문에 기대했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는 생각보다 크지 않고 되레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수송 분야에서 전동화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지만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탄소가 배출되는 이상 궁극적인 탄소중립을 이루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상 교수는 “결국 소스가 청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 교수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총발전량에서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은 7.5%에 불과하다. 전기 생산은 대부분 화력발전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6월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3 세계 배터리& 충전 인프라 엑스포’에서 참가 업체 관계자가 전기 충전기 작동을 시연하고 있다.연합뉴스

이기형 한양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또 다른 주제발표에서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2400만대 차량이 모두 전기차로 바뀐다고 해도 그 전기량을 감당할 수 있는가에 대한 딜레마가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소 배출이 없고 기존 연료 공급 인프라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재생 합성연료 등 연료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것이 탄소중립을 이룰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라고 밝혔다. 

해당 대안이 ‘바이오연료’라는 데 참석자들은 뜻을 함께했다. 바이오연료는 곡물이나 식물·나무·해조류·축산폐기물 등에서 추출해 발효시키는 방식으로 만든 연료다.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연료는 크게 바이오디젤과 바이오에탄올로 나뉜다. 바이오디젤은 콩·유채 등 식물성 기름이 주된 원료다. 바이오에탄올은 옥수수 등 전분작물의 알코올을 발효해 만든 연료다.

중국 시나닷컴 캡처. 연합뉴스

이의성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 박사는 주제발표에서 “특히 바이오에탄올을 쓰면 휘발유 대비 탄소 배출을 43% 줄일 수 있고 탄소 포집·저장 등 적극적인 방안을 접목한다면 최대 120%까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영숙 한국바이오연료포럼 회장도 축사에서 “바이오연료는 온실가스 감축에 이바지하고 지구환경을 개선하는 한편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훌륭한 재생에너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21년 기준 전 세계 57개국이 휘발유에 바이오에탄올을 혼합하는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고도 했다. 

유 회장은 이어 “국내 연구기관에서 2016~2019년 실증시험 결과 바이오에탄올 사용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얻은 바 있음에도 우리나라는 바이오엔탄올 혼합 의무화정책이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자동차·정유업계 반대로 도입을 미루고 있다는 게 일부 시각을 강조한 것이다. 

2023년 7월 기준 세계 옥수수 수급 전망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국제 옥수수 수급 등 세계 농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미국의 바이오연료 무역협회인 그로스에너지의 마이크 로렌조 수석부사장은 주제발표에서  “전 세계 옥수수 생산량은 11억7000만t이고 미국의 단위면적(1에이커)당 수확량은 178부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계 평균 수확량(57부셸)을 상위 10위 생산국(105부셸)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옥수수 1t은 39.368부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6월30일 펴낸 ‘국제곡물 관측 7월호’에 따르면 2023~2024 시장연도 옥수수 생산량은 전년(11억4200만t) 대비 7.1% 증가한 12억2296만t으로 관측됐다. 평년(11억6300만t) 보다 5%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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